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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대통령 말 들을걸"…삼전 30배·서울 집 3배 '탄식'
주식 흔들리고 집값 뛰자 과거 발언 온라인서 재소환
주식 사라던 MB…삼성전자 장기 보유했다면 수십 배
"30%만 더 있으면 집 산다"…서울 아파트값 약 3배
李 지지율 44%로 하락…부정평가 1위 '부동산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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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 더 있으면 집 산다"…서울 아파트값 약 3배
李 지지율 44%로 하락…부정평가 1위 '부동산 정책'
"지금 주식을 사면 최소한 1년 내에 부자가 된다." - 이명박 전 대통령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의 70% 수준인 현 상태에서 30%만 더 있으면 집을 살 수 있다." - 박근혜 정부 당시 최경환 경제부총리
10여년 전 논란이 됐던 말들이 최근 온라인에서 다시 소환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주식 매수를 언급했을 때 삼성전자에 투자했다면 주가는 현재 수십 배 수준으로 뛰었고, 박근혜 정부가 대출 규제를 풀며 주택 매수를 독려했던 2014년 서울 아파트를 샀다면 평균 가격은 약 3배가 됐다.
당시에는 "대통령이 주식을 사라고 한다", "빚내서 집을 사라는 것이냐"는 비판을 받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결과는 달랐다. 최근 서울 집값이 다시 뛰고 주식시장은 크게 출렁이면서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과거 영상이 알고리즘을 타고 확산하고 있다. "그때 말을 들었어야 했다", "꽃이 지고 나서야 꽃인 줄 알았다"는 반응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런 반응은 자산 형성 기회를 놓쳤다고 느끼는 청년층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 이미 크게 오른 집값 탓에 내 집 마련은 어려워졌는데, 자산을 불리기 위해 뛰어든 주식시장에서는 최근 급락으로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이 속출했다. 공교롭게도 이 시기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도 하락하고 있다. 20·30대의 평가가 좋지 않은 가운데 이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인 진보층에서도 지지율이 큰 폭으로 빠졌다. 부동산 정책은 대통령 부정 평가 이유 1위에 올랐다.
◇ "주식 사면 부자된다"…18년 뒤 다시 뜬 MB 영상
이 전 대통령의 발언은 2008년 11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시기에 나왔다. 당시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방문한 이 전 대통령은 동포 리셉션에서 "국내 주가가 많이 떨어졌으나 지금은 주식을 팔 때가 아니라 살 때"라며 "지금 주식을 사면 최소한 1년 내에 부자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라는 얘기는 아니지만 원칙이 그렇다"며 기업의 실제 가치보다 주가가 지나치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당시 발언은 논란이 됐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끝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주식 투자를 권유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나왔다.
당시 삼성전자 주가는 40만원대로, 2018년 실시된 50대1 액면분할을 반영하면 현재 기준 한 주당 1만원 안팎이다. 이 전 대통령이 삼성전자를 특정해 매수를 권유한 것은 아니지만 당시 대표 종목인 삼성전자에 투자해 장기간 보유했다면 투자금은 거의 30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반면 최근 주식시장에 뛰어든 투자자들은 정반대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코스피는 하루 만에 10.84% 급락했고 다음 날에도 5.98% 떨어졌다.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이틀 동안 증발한 시가총액만 865조원에 달했다.
특히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한 젊은 층은 급락장의 충격을 더 크게 받는 모양새다. 지난 3월 국내 대형 증권사 2곳의 개인투자자 계좌 약 460만개를 분석한 결과 신용융자를 이용한 20대와 30대의 수익률은 각각 -17.8%, -18.2%였다. 신용융자를 이용하지 않은 20대(-6.7%)와 30대(-6.6%)보다 손실 폭이 2배 이상 컸다.
◇ "30%만 더 있으면 집 산다"…12년 뒤엔
부동산에서는 박근혜 정부 당시의 정책이 다시 소환되고 있다. 2014년 7월 취임한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는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의 70% 수준인 현 상태에서 30%만 더 있으면 집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후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했다.당시 야권에서는 이를 '빚내서 집 사라'는 정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가계부채를 늘리고 집값 하락 시 '하우스푸어'를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은 장기간 상승했다. 2014년 5억원 안팎이던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최근 15억원 안팎까지 올라 약 3배가 됐다. 최 전 부총리도 지난 2월 과거 정책을 돌아보며 "요즘도 '당신 말 들어서 그때 집 사기를 잘했다. 고맙다' 이런 인사를 많이 듣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 주식 잃고, 집은 멀어지고…흔들리는 민심
최근 두 발언이 동시에 재조명되는 배경에는 이런 세대별 자산 격차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집값이 상대적으로 낮았을 때 주택을 매입한 세대는 부동산 가격 상승의 혜택을 누렸다. 반면 뒤늦게 자산 형성에 나선 청년층은 이미 크게 오른 주택가격을 마주했다. 상대적으로 적은 종잣돈으로 자산을 불리기 위해 주식시장에 뛰어든 이들에게는 최근 증시 급락까지 겹쳤다.2030이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는 현재 시장 상황은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하락세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조사해 14일 발표한 결과 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44%로 직전 조사보다 7%포인트 떨어졌다. 부정 평가는 46%로 8%포인트 상승했다. 실제 대통령 지지율과 코스피 및 부동산 시장 변동률을 비교해보면 최근에는 같이 움직이는 듯한 기류다.
기사에 언급된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9.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