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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오를 때 자산 지키는 법은?…신간 '인플레이션은 누구를…"
신환종 한국투자증권 고문 저
디지털 금융·리쇼어링 등으로 물가 압박 강해
"그냥 두는 투자 전략은 끝…능동적 판단해야"
디지털 금융·리쇼어링 등으로 물가 압박 강해
"그냥 두는 투자 전략은 끝…능동적 판단해야"
저자는 먼저 화폐적 요인과 노동시장 과열, 에너지·원자재 가격, 물가 상승 기대 등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는 아홉 가지 원인을 짚는다. 이 개념들은 역사적 사례를 이해하는 밑바탕 역할을 한다. 책의 상당 부분은 1960년대 미국의 대인플레이션부터 1970~1980년대 사회주의권과 중남미의 하이퍼인플레이션, 2020년대 팬데믹 인플레이션까지 시대별 물가 급등의 원인과 파장을 추적하는 데 할애돼 있다.
197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한국의 물가 변화를 분석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특히 저자는 2000년대를 중요한 변곡점으로 꼽는다. 중국의 소비재 공급 확대로 소비자 물가는 낮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해외 유동성이 부동산과 금융 자산으로 스며들며 자산 인플레이션을 낳았다는 것이다. “2000년대를 거치며 한국 사회는 ‘월급을 모아서는 결코 자산 가격의 상승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서늘한 자본주의의 현실을 뼈저리게 학습했다.”
향후 물가는 어떻게 변화할까. 저자는 디지털 금융 혁신이 새로운 변수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과거에는 쉽게 사고팔기 어려웠던 부동산과 인프라, 비상장 기업 지분 등이 블록체인상에서 토큰화되면 소액으로 나눠 보유하고 손쉽게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자산의 유동성이 높아지면서 기존 통화지표만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새로운 유동성이 금융시장에 공급되고, 이것이 자산 가격과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생산직 임금 상승으로 이어져 생산 단가를 올리고 있다. 인공지능(AI)은 양면적이다.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반도체 등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막대한 자본과 원자재가 투입되면서 단기적으로는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다. 다만 생산성을 크게 높여 장기적으로는 가격을 낮추는 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자산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우선 글로벌 경제 성장을 이끄는 성장 자산, 꾸준한 현금 흐름과 절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자산, 원자재와 실물자산 등 물가 상승과 위기에 대비할 수 있는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고 조언한다. 한 번 자산을 배분한 뒤 그대로 두는 방식에도 선을 긋는다.
그는 “투자하고 잊어라는 식의 수동적인 투자는 통하지 않는다”면서 “지정학적 충격이 발생하거나, AI 기술의 임계점이 돌파될 때마다 포트폴리오의 비중을 능동적으로 조절하는 전술적 자산 배분이 수익률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