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주가 두배 간다"…시스코 호실적에도 주가 하락[박신영의 개장전 요것만]


1. 시스코 호실적에도 주가 하락



시스코(CSCO)가 12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과 강한 가이던스를 발표했지만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약 4% 하락했습니다.

시스코의 2026회계연도 4분기 매출은 172억5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 168억2000만달러를 웃돌았습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1.22달러로 예상치 1.17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실적 성장세도 강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147억달러에서 18% 증가했고, 순이익은 26억달러에서 39억달러로 51% 급증했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AI 인프라 사업입니다.

AI 투자를 주도하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지난 분기에 시스코에 40억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장비를 주문했습니다. 이에 따라 2026회계연도 전체 하이퍼스케일러 AI 인프라 주문은 93억달러에 달했습니다.

시스코는 AI 주문이 실제 매출로 연결되는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지난 회계연도 하이퍼스케일러 관련 매출은 약 40억달러였지만, 2027회계연도에는 75억달러로 거의 두 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향후 실적 전망도 시장 예상보다 강했습니다.

시스코는 이번 분기 매출을 180억~182억달러로 전망했습니다. 월가 예상치 168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입니다. 이번 분기 이익 전망도 시장 예상치를 넘어섰으며 2027회계연도 전체에 대해서도 강한 가이던스를 제시했습니다.

그런데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약 4% 떨어졌습니다.

문제는 실적 자체보다는 이미 너무 높아진 시장의 기대였습니다.

시스코 주가는 이번 실적 발표를 앞두고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의 수혜주로 부각되면서 이번 분기에만 60% 이상 상승했습니다. 이달 들어서도 약 8% 올랐습니다.

즉 시장은 시스코의 AI 네트워크 사업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이번 실적에서는 하이퍼스케일러 AI 주문이 93억달러까지 늘고 관련 매출도 내년에 거의 두 배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실적과 가이던스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주가가 워낙 빠르게 오른 만큼 단순한 ‘어닝 서프라이즈’를 넘어 더 큰 폭의 AI 성장이나 추가적인 상승 재료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을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2. 코히어런트, 강한 가이던스 제시…투자자 기대치 높아져


코히어런트도 같은날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과 강한 가이던스를 발표했지만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하락했습니다.

코히어런트의 2026회계연도 4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74달러로 월가 예상치 1.62달러를 웃돌았습니다. 1년 전 1달러와 비교하면 74% 증가했습니다.

매출도 20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4% 급증했습니다. 월가 예상치 19억9000만달러도 넘어섰습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광통신 장비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 것이 실적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코히어런트는 레이저와 광반도체, 광트랜시버 등 데이터센터에서 데이터를 빛으로 빠르게 전송하는 데 필요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GPU가 많아질수록 GPU와 서버 사이에서 이동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도 급증합니다. 이에 따라 기존 구리선을 통한 전기 신호 대신 빛을 이용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광통신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짐 앤더슨 코히어런트 CEO 역시 데이터센터가 구리 기반 연결장치에서 광통신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향후 실적 전망도 시장 예상보다 강했습니다.

코히어런트는 2027회계연도 1분기 조정 EPS를 1.85~2.05달러로 전망했습니다. 월가 예상치 1.77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입니다.

매출 가이던스는 중간값 기준 23억달러로 제시했습니다. 역시 시장 예상치 21억4000만달러보다 높습니다.

앤더슨 CEO는 2027회계연도를 시작하면서 고객 수요가 매우 강한 가운데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여러 새로운 성장 플랫폼도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하락했습니다.

코히어런트 주가는 정규장에서 8.2% 급등했지만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는 2.1% 하락한 348.15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호실적에도 주가가 떨어진 것은 AI 광통신 업체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이미 크게 높아져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경쟁사 루멘텀(LITE)이 전날 강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코히어런트에 대한 투자자들의 눈높이도 한층 높아졌습니다.

코히어런트 주가는 최근 12개월 동안 이미 200% 이상 상승했습니다. 주가가 빠르게 오르면서 밸류에이션 부담도 커졌습니다.

현재 코히어런트는 향후 12개월 예상 이익의 약 39배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1년 전 약 25배에서 크게 높아진 수준입니다. 경쟁사 루멘텀 역시 약 41배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실적에서는 AI 데이터센터의 광통신 수요가 실제 매출과 이익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습니다.

다만 최근 주가가 워낙 빠르게 상승한 데다 경쟁사들의 호실적으로 투자자들의 기대치까지 높아진 상황이어서,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과 가이던스만으로는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3.모건스탠리 “스페이스X 두 배 이상 오를 수 있다”



모건스탠리가 스페이스X(SPCX)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과 목표주가 300달러를 유지했습니다. 당시 주가 133.29달러를 기준으로 하면 두 배 이상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 것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모건스탠리가 로켓이나 스타링크 같은 기존 우주사업보다 AI 사업을 향후 주가 재평가의 핵심 동력으로 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스페이스X가 인수하기로 한 AI 코딩 스타트업 커서에 주목했습니다. 애덤 조나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커서와 그록을 중심으로 AI 사업의 성과가 확인되기 시작하면 현재 스페이스X AI 사업에 적용되고 있는 밸류에이션 할인도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스페이스X는 올해 초 xAI와 합병한 데 이어 상장 직후 커서를 600억달러 규모의 주식 거래로 인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사업 영역이 로켓과 위성통신을 넘어 AI 모델과 AI 소프트웨어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커서는 이미 상당한 사업 기반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포춘 500대 기업의 60% 이상이 커서를 사용하고 있으며 전체 기업 고객은 5만 곳에 달합니다. 지난해 11월에는 연환산 매출 10억달러를 돌파했습니다.

핵심은 커서와 그록의 시너지입니다. 그록이 코드를 이해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AI 두뇌’라면 커서는 그 AI가 실제 개발 환경에서 코드를 작성하고 수정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장’ 역할을 합니다.

커서에서 개발자들이 AI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데이터와 경험이 쌓이고 이를 다시 그록의 코딩·에이전트 능력 개선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개선된 그록을 다시 커서에 적용하면 개발자들이 더욱 복잡한 작업을 AI에 맡길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모건스탠리의 투자 논리는 스페이스X를 더 이상 단순한 우주기업으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로켓과 스타링크에 xAI·그록, 커서,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까지 결합될 경우 새로운 AI 플랫폼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월가의 평가도 대체로 긍정적입니다. 스페이스X를 분석하는 애널리스트 36명 가운데 29명이 매수 또는 강력매수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며 평균 목표주가는 234.23달러입니다.

4. JP모건·뱅크오브아메리카 사상 최고…고금리와 증시 활황이 동시에 밀어준다



JP모건(JPM)과 뱅크오브아메리카(BAC)가 지난 10일 나란히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JP모건은 최근 한 달 동안 7.6%, 3개월 동안 20% 상승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같은 기간 각각 7.3%, 26% 올랐습니다.

두 은행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첫 번째 요인은 고금리입니다. 유가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연준의 금리 인하보다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높은 금리가 예상보다 오래 유지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은행은 대출에서 받는 이자와 예금에 지급하는 이자의 차이를 통해 수익을 얻습니다. 특히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금리 변화에 상대적으로 민감하기 때문에 고금리가 지속될 경우 순이자이익 측면에서 수혜가 커질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트레이딩입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주식과 채권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대형은행들의 트레이딩 수익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JP모건이 직접적인 수혜를 받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투자은행 사업의 회복입니다. IPO와 M&A, 기업 자금조달이 늘면서 수수료 수익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JP모건은 2분기 투자은행과 주식 트레이딩 호조에 힘입어 미국 은행 역사상 최대 분기 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JP모건은 자사주 매입도 꾸준히 이어왔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발행주식 수를 30% 이상 줄였습니다. 주식 수가 감소하면 순이익이 크게 늘지 않더라도 주당순이익, EPS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두 은행 가운데 JP모건은 사업 다각화와 자본력에서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투자은행과 트레이딩뿐 아니라 소비자금융까지 갖추고 있어 경기 불확실성이 커져도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높다는 평가입니다. 시가총액도 9200억달러를 넘어 1조달러에 접근했습니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고금리 수혜가 더 직접적입니다. 순이자이익의 중요성이 큰 만큼 현재 환경에서는 유리하지만 향후 연준이 방향을 바꾸고 금리와 국채금리가 하락하면 JP모건보다 금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위험도 있습니다.

5. GPU 담보로 5000억달러 AI 금융…중국 저가 칩이 최대 변수



젠슨 황 엔비디아(NVDA) CEO가 월가 대형 금융회사들과 손잡고 5000억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금융시장 구축에 나선 가운데 중국산 저가 AI 칩이 중요한 위험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핵심은 GPU의 감가상각 속도입니다.

GPU를 담보로 대규모 자금을 빌려주려면 몇 년 뒤에도 GPU가 상당한 중고가치를 유지해야 합니다. 대출을 받은 AI 기업이 파산하면 금융회사가 담보인 GPU를 회수해 팔아 원금을 회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GPU는 부동산이나 화물선과 달리 기술 변화가 매우 빠릅니다. 최신 GPU도 몇 년 뒤 신제품이 등장하면 최첨단 모델 학습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추론 작업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중국산 저가 AI 칩이 대량 공급되면 상황이 더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추론 시장에서는 최고 성능뿐 아니라 가격과 전력 효율이 중요합니다. 중국 업체들이 추론에 충분한 성능을 가진 칩을 훨씬 싼 가격에 공급한다면 기업들이 비싼 구형 엔비디아 GPU를 계속 사용할 유인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 결과 GPU 임대료와 중고가격이 동시에 떨어질 수 있습니다. 즉 중국산 칩이 엔비디아의 신형 GPU 판매뿐 아니라 이미 데이터센터에 설치된 기존 GPU의 미래 담보가치까지 흔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반도체 시장의 가격 경쟁이 곧바로 월가의 신용위험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금융회사가 몇 년 뒤 GPU 가치가 4억달러 남을 것으로 예상해 돈을 빌려줬는데 실제 가치가 2억달러로 떨어진다면 담보가치가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차입 기업이 정상적으로 돈을 갚으면 문제가 없지만 파산할 경우 금융회사가 GPU를 처분해도 원금을 충분히 회수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GPU 담보 금융의 금리가 예상보다 높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벤 에몬스는 차입 기업의 신용위험과 GPU의 가격 하락 위험을 동시에 감수해야 하는 만큼 투자자가 자본구조상 위치에 따라 11~17% 수준의 수익률을 요구할 수 있다고 추산했습니다.

다만 현재로서는 엔비디아에 유리한 부분도 있습니다. 중국산 AI 칩이 미국 데이터센터 시장에 본격적으로 들어와 직접 가격 경쟁을 벌이기에는 규제 장벽이 존재하고, GPU 공급 부족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젠슨 황이 내세우는 또 하나의 방어 논리는 쿠다(CUDA)입니다. 쿠다는 엔비디아가 만든 GPU용 소프트웨어 플랫폼입니다. 쉽게 말하면, 개발자가 엔비디아 GPU를 AI 계산에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소프트웨어 생태계라고 보면 됩니다.

전 세계 개발자와 기업들이 오랫동안 엔비디아 GPU에 맞춰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왔기 때문에 더 싼 칩이 나온다고 하루아침에 다른 생태계로 이동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또 신형 GPU가 출시되더라도 기존 GPU가 바로 쓸모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최첨단 학습에서 추론 등으로 용도를 바꾸면서 계속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결국 5000억달러 AI 금융 구상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가운데 하나는 GPU를 빠르게 가치가 떨어지는 IT 장비로 볼 것인지, CUDA 생태계를 기반으로 오랫동안 돈을 벌 수 있는 인프라 자산으로 인정할 것인지가 될 전망입니다.


BNY의 전략가 제프 유(Geoff Yu)가 이코노미스트의 유명한 ‘빅맥 지수’를 대신해 엔화 가치를 평가하는 이른바 ‘가쓰카레 지수’를 제시했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일본에서 흔히 먹는 돈가스 카레와 밥 한 접시의 가격을 다른 나라와 비교해 엔화의 구매력을 측정하는 방식입니다.

제프 유는 햄버거보다 일본인에게 친숙한 가쓰카레 가격을 이용하면 엔화 가치가 실제 일본의 물가와 비교해 얼마나 낮은지를 보다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현재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약 159.23엔입니다. 그러나 가쓰카레 가격을 이용해 구매력을 계산하면 엔화의 적정 가치는 달러당 62.18엔 수준이라는 분석입니다.

쉽게 말하면 일본에서 가쓰카레 한 그릇을 사는 데 필요한 돈과 해외 가격을 비교했을 때 엔화가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수준만큼 싸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시장 환율 159엔과 구매력 기준 환율 62엔 사이에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은 일본에서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의 양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가쓰카레 지수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현재 엔화가 일본의 실제 구매력에 비해 극단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주장입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