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일자리는 어디에 > 서울 한 대학 일자리플러스센터에서 학생이 취업 공고를 보고 있다. 1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6.8%로 5년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연합뉴스
< 내 일자리는 어디에 > 서울 한 대학 일자리플러스센터에서 학생이 취업 공고를 보고 있다. 1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6.8%로 5년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연합뉴스
청년층(15~29세) 취업자가 45개월 연속 줄어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장기간 감소세를 이어갔다. 인공지능(AI) 확산 여파로 30·40대 중심의 소프트웨어(SW)산업 고용마저 멈춰 청년세대의 고용 한파가 더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국가데이터처의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층 취업자는 344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19만1000명(5.3%) 감소했다. 2004~2009년(62개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긴 감소 기간이다. 청년 고용률은 44.2%로 1년 전보다 1.6%포인트 떨어져 27개월 연속 하락했다. 청년 실업률은 6.8%로 전년 동월 대비 1.3%포인트 올라 5년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AI 직격탄을 맞은 SW 부문 고용은 정체됐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SW 인력은 64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0.2%(14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24년 증가율(7.3%)과 비교해 급격히 꺾였다. 지원·영업 인력을 제외한 개발자 등 SW 전문인력도 50만4500명에서 50만5900명으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 추세라면 SW산업 고용이 올해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계속 사라지는 청년 일자리…금융위기 이후 최장 고용한파
청년 취업 45개월째 감소…실업률 5년반來 최대 상승

45개월째…끝 안보이는 청년 취업절벽
하반기 공개채용을 준비 중인 인문계 취업준비생 A씨는 요즘 한숨이 늘었다. 스펙을 보지 않는 수도권 공공기관 인턴조차 경쟁률이 50 대 1을 웃돌아 취업을 위한 경력 쌓기도 어려워서다. A씨는 “지원 가능한 공채 자리가 턱없이 부족해 구직 기간이 한없이 길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 제조업 고용 감소 기간 ‘역대 최장’

반도체 수출 호황에 힘입어 거시경제 지표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지만 청년층은 이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전체 취업자가 석 달 만에 증가했지만 늘어난 일자리의 상당수가 고령층 일자리인 돌봄·서비스업에 쏠려 청년층의 고용 한파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1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913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만8000명 늘었다. 지난 3월 이후 석 달 만에 두 자릿수 증가세를 회복했다. 중장년층이 주로 취업하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7만3000명),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4만8000명) 등이 취업자 증가를 이끌었다.

문제는 청년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제조업 일자리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6만8000명 줄어 2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2013년 산업별 통계 분류 개정 이후 역대 최장기간 감소 기록이다. 9만7000명 줄어든 전월과 비교하면 감소 폭은 줄었지만 하락세를 끊지는 못했다. 제조업과 함께 고용 유발 효과가 큰 건설업 취업자 역시 5만7000명 줄었다. 27개월 연속 감소해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빈현준 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반도체는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이라며 “생산과 수출이 크게 늘어도 채용 인력을 비례해서 늘릴 필요가 없어 고용 유발 효과가 작다”고 고용 없는 성장의 배경을 설명했다. 인공지능(AI) 확산 영향으로 정기 공채가 감소하고 필요한 경력직만 뽑는 수시 채용 방식으로 고용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점도 청년층의 시장 진입을 막는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 꾸준히 늘어나는 구직단념자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구직을 포기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 중 구직단념자는 37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5월(33만7000명), 6월(35만6000명)에 이어 꾸준한 증가세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2026년 5월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종 학교를 졸업한 뒤 1년 이상 일자리를 얻지 못한 장기 미취업 청년 비중은 48.6%(60만5000명)로 전년 동기 대비 2.0%포인트(3만9000명) 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51.7%) 후 최고치다.

지난달 청년층 ‘쉬었음’ 인구 역시 36만7000명으로 월평균 40만 명 안팎을 유지해 청년층의 고용 시장 이탈이 구조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청년 일자리 악화에 총력으로 대응할 것을 예고했다. 관계부처 합동으로 첨단산업 인력 20만 명 양성과 민간·공공 일자리 30만 개 창출 등을 골자로 한 ‘청년 일자리 회복 방안’을 이달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중동 지역 긴장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해 기업들이 적극적인 채용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희원/안정훈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