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시설 과밀수용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가석방 확대에 나섰지만 정작 가석방 심사 대상자는 2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마약·성폭력 사범 등 재범 위험성을 엄격하게 따져야 하는 수형자가 늘면서 후보군을 확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가석방만으로 과밀수용을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열린 광복절 기념 가석방심사위원회는 수형자 1523명을 심사해 1020명을 적격으로 판단했다. 심사 대상자는 2022년 886명에서 2024년 1528명으로 크게 늘었지만 지난해 1525명, 올해 1523명으로 3년째 1500명대에 머물렀다. 올해 부적격 판정을 받은 수형자는 471명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많다.
정부의 가석방 확대 기조와는 대조적이다. 법무부는 지난해 11월 마련한 ‘2026년 가석방 확대안’을 통해 지난해 월평균 1032명이던 가석방 허가 인원을 올해 1340명으로 약 30%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연평균 수용률이 125.8%에 달하는 교정시설의 과밀수용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가석방 후보군을 늘리기 어려운 배경에는 수형자 구성의 변화가 있다. 가석방심사위원회는 죄명과 형기, 범죄 전력, 재범 위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석방 여부를 결정한다. 통상 형기의 60~80%가량을 복역한 수형자가 심사 대상이 되는데 마약, 성폭력 등 재범 위험성이 높은 범죄는 더 엄격하게 심사한다.
문제는 이 같은 수형자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성폭력과 마약류 범죄로 입소한 수형자는 각각 6021명, 4188명으로 전체 수형자의 23.7%를 차지하며 10년째 증가세를 보였다. 법무부 교정본부 관계자는 “가석방을 늘리려고 해도 대상자 선정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가석방 확대 기조를 이어왔다. 2017년부터 모범수형자와 생계형 범죄자 등을 중심으로 가석방 심사 기준을 완화하고, 2019년에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심사 대상에 올리는 ‘필요적 적격심사 신청제도’를 도입했다.
반면 재범 위험성에 대한 심사는 강화했다. 법무부는 2021년 강력사범 등 재범 위험이 높은 가석방 심사 대상자를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도입했다.
박준휘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석방을 확대하는 것만으로는 과밀수용을 해소하는 데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