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어제 오전 6시께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한 발을 또다시 발사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올해 들어 11번째다. 17일 시작되는 한·미 양국의 연례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을 앞두고 재차 도발한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포착된 북한 미사일은 700㎞ 이상을 비행했으며 정확한 제원은 한·미가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도발 행위”라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주목되는 것은 이번 미사일이 기존에 발사된 탄도미사일과 다른 기종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사거리 300~1000㎞ 미사일은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로 분류되는데, 합참은 발표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명시하지 않았다.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사거리 1000~3000㎞)의 사거리를 줄여 발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발사각을 높여 사거리를 테스트하거나 성능 개량 미사일을 더 고도화하기 위한 시험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것이든 북한의 무기 고도화는 한반도 긴장 고조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최근 북한은 핵과 미사일 위협을 가속화하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통해 실전 경험까지 쌓고 있다. 기존 1만4000여 명에 더해 최대 5만 명이 러시아에 추가 파병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북한산 탄도미사일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된 정황도 있다.

이에 반해 한·미 양국이 UFS 연습 기간에 실시하는 야외기동훈련(FTX)은 계속 축소되고 있다. 올해 계획은 14건으로 대폭 쪼그라든 지난해(17건)보다 더 줄었다. 북침 연습이라고 줄곧 비난하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라는 지적이 많다. 핵·미사일 위협뿐만 아니라 비무장지대(DMZ) 요새화에서 보듯 북한의 군사 위협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남북의 신뢰 회복을 강조하며 유화적인 대북 정책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불안감을 느끼는 국민이 적지 않다. 유화책에 앞서 어떤 도발에도 확고히 대응할 억지력을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