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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산의 굴뚝에서 미국까지…고려아연 '52년의 항해'
2분기 영업익 5870억원·126.8% 증가
멀티메탈 통합제련으로 시황 변동 대응
美 핵심광물 공급망 참여로 사업 확장
멀티메탈 통합제련으로 시황 변동 대응
美 핵심광물 공급망 참여로 사업 확장
이달 초 창립 52주년 생일상을 받은 고려아연이 세운 기록이다. 이렇다 할 장비나 잘 훈련받은 인력 하나 없이 아연·연 등 비철금속 제련사업에 도전장을 내민 고려아연은 이제 금·은·동은 물론 안티모니, 인듐 등 첨단산업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희소금속까지 뽑아내는 멀티메탈 기업으로 도약한데 이어 미국 공장설립도 서두르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3730억원, 영업이익 5870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6.6%와 126.8% 늘었다. 금·은 가격 약세에도 아연 가격 상승과 동 판매량 증가, 핵심광물 판매 확대에 힘입어 좋은 실적을 냈다. KZ트레이딩과 호주 SMC, 페달포인트 등 계열사들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106분기 연속 흑자은 아연, 연 등 특정 금속의 시황에 따라 실적이 춤을 추는 사업 구조를 탈피한 덕분이란 게 업계의 평가다. 하나의 원료와 제련 부산물에서 금·은·동을 비롯해 여러 희소금속을 회수하는 멀티메탈 통합제련 체계를 구축, 금속별 가격 변동 리스크를 분산하고 있어서다.
52년 축적한 제련 경쟁력
금속공학을 전공한 최창영 명예회장은 선진 제련 기술을 들여오는 걸 넘어 공정 혁신과 유가금속 회수 기술 개발에 나섰다. 제련 과정에서 나오는 잔재를 다시 처리해 유가금속을 회수하는 TSL(Top Submerged Lance) 기술을 확보하게 된 배경이다. 그 공로로 최 명예회장은 2006년 '한국을 일으킨 60인의 엔지니어', 2010년 한국공학한림원이 선정한 '대한민국 100대 기술인'에 이름을 올렸다.
최창근 명예회장은 해외 원료 공급망 확대에 힘을 쏟았다. 원료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는 제련업의 특성을 고려해 세계 각지의 광산과 자원개발 현장을 찾아 원료 확보 기반을 넓혔다. 이렇게 확보한 자원과 기술을 토대로 고려아연은 아연과 연 제련을 넘어 금·은·동과 각종 희소금속을 함께 회수하는 통합제련 기업으로 도약하게 됐다.
멀티메탈 넘어 핵심광물로…'트로이카 드라이브' 확대
현재 통합공정의 유가금속 회수율은 최대 96.5%, 핵심광물 회수율은 80%대다. 고려아연은 2028년 동 생산능력을 연간 15만t으로 확대하고 갈륨·게르마늄 생산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신사업에서는 최 회장이 2022년 제시한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추진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그린수소, 이차전지 소재, 리사이클링·자원순환 등 3개 분야가 핵심이다. 호주 신재생에너지·그린수소 사업과 이차전지 소재 밸류체인, 전자폐기물·스크랩을 활용한 자원순환 사업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온산서 미국까지…핵심광물 공급망으로 무대 확장
회사 측에 따르면 미국 통합제련소에서는 아연·연·동뿐 아니라 갈륨·게르마늄·인듐·안티모니 등 여러 핵심광물을 생산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중국이 글로벌 희소금속 시장을 틀어쥔 상황에서 코너에 몰린 미국이 가장 필요로 하는 광물들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핵심광물 관련 회의에서 고려아연의 미국 투자 프로젝트를 주요 공급망 구축 사례로 언급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산업화 초기에 시작한 제련사업이 이제 미국의 핵심광물 공급망 재건 핵심 프로젝트가 된 셈"이라며 "고려아연의 역사는 한 세대의 성과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