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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미국선 "친환경 제련소" 소개하더니…정작 오염 정보는 '비공개'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상북도행정심판위원회(경북행심위)는 지난달 말 봉화군수(봉화군)가 경북 거주자 A씨에게 내린 석포제련소 관련 정보 부분 공개 결정 처분을 취소한다고 재결했다. A씨는 올해 1월 봉화군 대상으로 △석포제련소 내·외부 토양 정화업체 계약 현황 △오염 토양 정화 이행 현황 △내부 오염 토양 정화 기간 연장 근거 △오염 토양 정화 명령 도과에 따른 조치 내역 등과 관련된 자료 전반을 요청했다.
봉화군이 정보공개 청구 사실을 통지하자 영풍 석포제련소는 이들 자료를 전부 비공개해 달라는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봉화군은 일부 자료만 공개하고 정화 작업 실효성을 확인할 수 있는 토지 정화 검증 정보와 관련 자료, 오염 토지 정화 이행 계획서 등 핵심 자료는 공개하지 않았다.
영풍은 토지 정화 검증자료에 제련소 건물과 설비 위치 등 기업 정보가 포함돼 있으며, 토양 정화 방법 및 절차는 영풍과 외부 정화업체의 경영·영업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고. 정화 이행 계획서 또한 구체적 실행 방안이 확정되지 않은 내부 검토 자료라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자 A씨는 경북행심위에 정보 부분 공개 처분 취소 청구를 냈다. 이에 경북행심위는 “제련소 건물이나 설비 위치를 외부에 공개돼서는 안 되는 고도의 경영·영업상 비밀로 단정하기 어렵고, 자료 공개가 영풍의 정당한 이익을 어떻게 ‘현저히’ 침해하는지도 구체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경북행심위는 토양 정화 검증 자료 역시 오염 토양의 정화 작업이 법적 기준에 맞게 제대로 완료됐는지 확인하는 ‘객관적 데이터’라고 짚었다. 지역 주민 건강과 안전을 위해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오염 토지 정화 이행 계획서 또한 주민 생명과 건강, 재산 보호와 연결되는 만큼 공익적 성격이 커 ‘기업 내부 문서’로만 간주할 수 없다고 봤다.
사실상 영풍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제련소 관련 국민의 알 권리와 환경 보호 같은 공익이 정보를 비공개해 보호받으려는 영업상 이익보다 우선시된다는 판단이다. 경북행심위는 자료 일부에 민감한 시설 정보나 비용 내역이 포함돼 있더라도 ‘전체 비공개’ 할 이유는 없다고도 했다. 관련 내용만 비공개하면서도 정화 공법과 범위, 기간, 오염도 측정 결과, 검증 결론 등 핵심적 환경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최근 영풍이 미국에서 고려아연의 핵심 광물 제련소 관련 리셉션 자리에서 석포제련소를 ‘친환경 제련소’라고 홍보한 것.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에서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 지원 리셉션’을 개최한 바 있다. 이 프로젝트는 영풍·MBK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 현 경영진 주도로 추진 중인 미국 통합 제련소 건설 사업으로, 영풍과 MBK는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유상증자 방식에 반대하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반발해왔다.
하지만 영풍은 미국 제련소 관련 행사를 현지에서 열고, 장세환 영풍이앤이 부회장이 행사에 참석해 영풍 석포제련소를 ‘세계적 친환경 제련소’라고 소개하면서 “영풍은 2019년부터 다양한 환경개선 사업과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그 결과 석포제련소는 세계적 친환경 제련소로 변모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영풍 측이 해외에서 친환경 제련소라고 강조하면서도 정작 관련 정보를 비공개한 데 대해 업계 관계자는 “오염 관련 정보는 주민들의 생활 환경 및 건강·재산 보호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정보다. 기업 영업비밀이란 포괄적 명분으로 가리는 것은 정보 공개 원칙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