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장마와 집중호우, 태풍 등으로 차량 침수사고가 많은 시기다. 적잖은 운전자가 자동차보험이 사고 피해를 보상해줄 것으로 생각하지만 피해액만큼 보험금을 받는 게 쉽지만은 않다. 특약 가입 여부와 사고 발생 경위에 따라 보상 여부가 달라져서다. 전문가들은 사전에 자동차보험별 보상 규정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 장마철에 집중되는 침수사고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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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최근 5년(2021~2025년)간 국내 12개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차량 침수사고는 3만5011건이었다. 침수사고가 가장 많았던 해는 수도권 집중호우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한 2022년(1만8267건)이다. 지난해 침수사고는 7765건으로 2024년(5210건)보다 49% 늘었다.

폭우로 물에 잠긴 차량…"자칫 실수땐 보험금 못 받을 수도"
차량 침수사고는 강수량이 많은 7~10월에 집중돼 있다. 지난해 전체 침수사고 가운데 7~10월 발생한 사고가 97.9%에 달했다. 2022년에도 전체 사고의 95.9%인 1만7523건이 이 기간에 발생했다. 사고 대부분이 단기간 쏟아진 집중호우로 벌어졌다.

국내에선 자동차를 보유하면 의무적으로 자동차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차량 침수 피해가 나면 자동차보험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운전자가 많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가입 대수는 자가용과 영업용, 이륜차를 합쳐 2585만 대로 전년보다 약 20만 대 늘었다. 이 가운데 자가용이 2357만 대로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 특약 가입해야 침수 보상 가능

자동차보험이 웬만한 사고 피해를 보상해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침수 사고는 ‘차량 단독사고 손해 특약’에 가입해야 보상받는 것이 가능하다. 특약은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주계약을 보완하거나 추가하는 약관을 말한다. 국내에서 자동차보험은 자동차 사고가 발생했을 때 타인의 사망이나 부상에 대비한 대인배상과 재산 피해를 보상하는 대물배상까지는 기본으로 하도록 돼 있다. 다만 침수 사고처럼 가해자가 없는 상태에서 자신의 차량에 생긴 피해는 별도의 특약에 가입해야 보험처리가 가능하다.

차량 단독사고 손해 특약은 침수 사고도 보상 대상에 포함한다. 피보험자 차량에 발생한 손해를 보장하는 ‘자기차량(자차) 손해 특약’과 비슷한 개념이다. 자차 특약이 다른 차량과 충돌하는 ‘차 대 차 사고’를 보상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차량 단독사고 손해 특약은 시설물 충돌이나 빗길 전복, 침수 등 자연재해로 발생하는 손해까지 보장한다.

물론 특약에 가입했다고 해서 모든 침수사고가 보험금 지급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고 당시 피보험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되면 보험금을 못 받을 수도 있다. 폭우가 내리는 상황에서 문이나 선루프 등을 열어둬 침수 피해를 입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폭우로 통행이 통제된 도로나 침수 위험이 큰 구간에 운전자가 무리하게 진입해 침수 피해를 입었을 때도 보험금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 대피 알림서비스도 유용

특약이 많은 보험은 내야할 보험료도 비싸다. 이런 이유로 보험료가 부담스럽다면 침수 위험이 큰 지역을 자주 다니는지를 먼저 따져보는 것이 좋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차량이 신형이거나 고가라면 가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관련 특약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차량은 고가의 자산인 만큼 침수되면 피해액이 만만치 않아서다. 장마철이나 집중호우 예보가 있다면 불필요한 운전은 자제하고, 운전이 불가피하다면 빗물이 고이기 쉬운 지하차도와 하천변 도로, 저지대는 가급적 피해야 한다. 이미 차량이 침수됐다면 일단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전문가들은 무리하게 시동을 다시 걸지 말고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 뒤 보험사에 사고를 접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보험개발원이 2024년부터 운영 중인 ‘긴급대피 알림서비스’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서비스는 침수 위험 지역에 있는 차량의 번호를 보험사와 경찰, 지방자치단체 순찰 인력이 입력하면 차주에게 대피 안내 문자를 보낸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이 서비스를 통해 대피 안내를 받은 차량 2802대 가운데 9대만 침수 피해를 입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