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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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자신을 성추행한 삼촌이 때리고 가위로 위협하자 맞대응으로 부엌칼을 든 조카의 행위가 정당방위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특수협박 혐의로 기소돼 벌금 30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A씨의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2일 발표했다.

A씨는 2023년 1월 가족에게 어린 시절 삼촌 B씨의 성추행을 폭로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B씨는 A씨의 집에 찾아와 A씨를 때리고 서랍을 던졌다. B씨는 이어 가위를 들고 "죽여 버린다"며 A씨를 위협했고, A씨는 부엌칼을 들고 "죽고 싶으면 와 봐라"며 맞대응했다.

1심 재판부는 특수협박 혐의를 받는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상해죄 혐의를 받는 B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이들은 쌍방 항소했고 2심 재판부는 A씨의 벌금 300만원에 대한 집행을 유예했다.

2심 재판부는 "당시 B씨가 행사한 유형력의 정도가 행동의 자유를 억압하는 정도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A씨의 정당방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A씨가 범행을 저지르게 된 경위를 고려해 벌금 300만원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정당방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의 집에 예고 없이 찾아와 폭력을 행사하고 가위로 협박한 B씨의 행동에 맞선 A씨의 행위는 정당방위 요건을 갖췄다"며 "사회 통념상 용인되는 정당방위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정당방위 해당 여부는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구체적인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A씨의 정당방위 주장을 배척한 원심이 법리를 오해했으므로 다시 심리하라며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임민규 기자 jessim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