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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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뛰어난 아기를 가지세요.’ ‘지능의 50%는 유전입니다.’

지난해 말 미국 뉴욕 지하철에 등장한 배아 선별 스타트업 뉴클리어스지노믹스의 광고 문구다. 당시 논란이 됐지만 광고 속 이야기는 현실이 되고 있다.

11일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최근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배아 선별 스타트업들이 잇달아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 배아 선별은 체외수정(IVF) 과정에서 만들어진 여러 배아의 유전 정보를 분석해 어떤 배아를 자궁에 이식할지 결정하는 기술이다. 헤라사이트는 지난해부터 배아의 각종 질병 위험을 검사하고 키와 지능, 수명까지 예측해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최대 5만달러에 제공했다. 뉴클리어스는 여기에 머리카락과 눈동자 색깔까지 선별 대상으로 포함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윤리적 논란은 거세다. 영국은 배아의 성별, 고혈압 등 다유전자성 질환, 키 같은 신체 특성을 기준으로 배아를 선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규제가 느슨한 미국에서는 종교적 보수주의자와 시민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장애인 권리단체 등은 배아 선별 기술이 새로운 형태의 우생학을 조장한다고 비판한다.

논란과 별개로 관련 기술 발전에는 속도가 붙었다. 난임산업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고 있어서다. 피터 틸 팰런티어 공동창업자와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등은 수년 전부터 저출생을 미국의 위협으로 지목하며 난임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데이터 제공 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미국 난임 기업에 대한 벤처캐피털(VC) 투자액은 2019년 2억5400만달러에서 2022년 4억9600만달러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난임 치료 시장이 커지고 IVF 기술이 발전할수록 분석할 수 있는 배아가 늘어나고, 배아 유전자 검사 시장도 성장하는 구조다.

기술적 한계도 점차 극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는 특정 인구집단의 유전 데이터가 부족해 예측 정확도가 낮지만 데이터베이스가 커질수록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