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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 폭염에 "이러다 망한다"…기업들 공포에 떠는 까닭
건설·물류·유통사 '중대재해법 공포'
온열질환 산재 '역대 최고'
무더위에 비상 걸린 기업들
열사병 사망까지 원청이 책임
5분 단위로 직원 체온 확인
'스스로 작업열외권'도 도입
온열질환 산재 '역대 최고'
무더위에 비상 걸린 기업들
열사병 사망까지 원청이 책임
5분 단위로 직원 체온 확인
'스스로 작업열외권'도 도입
◇“사망자 발생하면 망해”
5일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온열질환 산업재해 발생 현황’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6월까지 승인된 온열질환 산업재해는 총 195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산재로 인정된 사망자는 20명이다. 연도별 승인 건수는 2022년 23건에서 2023년 31건, 2024년 51건, 2025년 77건으로 매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올해도 6월까지 이미 13건이 승인됐고 사망자는 4명에 달했다. 폭염이 본격화하는 7~8월 피해가 집중되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기업들은 예방조치를 강화하면서도 예측하기 어려운 기상 재해에 따른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작년 6월 대전지방법원이 건설현장에서 하청업체 직원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사건에 대해 원청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을 인정하는 유죄 판결을 내리면서 기후 재난이 기업의 안전관리 책임으로 직결되는 분위기다.
산재 사망자 비율이 높은 건설업계는 초비상이다. 산업재해로 연간 3명 이상 사망자를 낸 기업에 영업이익의 최대 5%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지난 2월 국회 상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것도 영향이 크다.
현대건설은 아예 휴게시설을 이용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쉬면 돈 버는’ 제도를 운용한다. 롯데건설은 전국 80개 현장에 5분 간격으로 체감 온도를 재는 사물인터넷(IoT) 모니터링 플랫폼을 깔아 위험 수위를 5단계로 나눠 관리한다. 대우건설은 몸 상태가 안 좋으면 스스로 작업에서 빠질 수 있는 ‘작업열외권’까지 도입했다.
가동을 멈출 수 없는 반도체, 철강업계도 비상 대응에 나섰다. 24시간 고로를 가동하는 철강업계는 휴식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포스코는 체감온도 35도 이상 시 45분 작업 후 15분 휴식, 31도 이상 시 50분 작업 후 10분 휴식을 시행 중이다. 지난해 신설된 산업안전보건기준(33도 이상 시 두 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보다 강화한 것이다. 현대제철 역시 체감온도가 31도 이상일 때는 1시간 이내에 10분 이상, 35도 이상이면 15분 이상 휴식 시간을 부여한다.
SK하이닉스는 6월 초부터 9월 말까지를 ‘혹서기 특별관리기간’으로 지정했다. 폭염 때는 체감 온도별 휴식시간을 부여하거나 작업 중지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8월 말까지 점심시간을 기존 1시간에서 1시간30분으로 연장한다. 한화오션 역시 기온이 28도 이상이면 점심시간을 30분, 31.5도 이상이면 60분 연장한다.
◇폭염이 드러낸 노동안전 사각지대
기록적 폭염이 노동 안전의 사각지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4년간 온열질환 산업재해 총 195건 중 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한 산재는 42건에 달한다. 50인 미만 사업장에서만 전체 195건의 절반이 넘는 102건(52.3%)의 산재가 발생했다.농촌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도 산재 위험에 노출됐다. 지난달엔 전남광주 해남에서 태국 노동자가 밭일 중 숨졌고, 충북 괴산에선 베트남 노동자가 농가 야외 작업 중 사망했다. 김 의원은 “고용노동부는 대형 사업장 중심의 보여주기식 행정에서 벗어나 계절 근로자와 소규모 실외 사업장을 아우르는 현장 맞춤형 점검과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곽용희/신정은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