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거래절벽에 'AI 복덕방'까지…4년 만에 공인중개사 응시자 반토막
'미들맨'이 사라진다…서울 복덕방 3년새 7200개 증발
직방·당근 등 'AI 중개' 확산에
서울에 있는 복덕방 연쇄 폐업
"매물만 소개하던 공인중개사
거래 책임지는 전문가가 돼야"
직방·당근 등 'AI 중개' 확산에
서울에 있는 복덕방 연쇄 폐업
"매물만 소개하던 공인중개사
거래 책임지는 전문가가 돼야"
서울에서 20년째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해온 A씨는 “집을 보러 오기 전 이미 직방과 호갱노노, KB부동산 등 플랫폼에서 시세를 확인하고, AI(인공지능)를 통해 동네 분위기까지 파악하고 오는 손님들이 부쩍 늘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AI가 공인중개사보다 더 많은 정보를 알려주고 직거래가 늘어나니 중개업소 폐업이 느는 게 당연하지 않느냐”는 게 A씨의 하소연이다.
◇ 신규진입 사라진 부동산 중개시장
공인중개사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4일 서울시 생활밀접업종 통계에 따르면 서울 소재 부동산 중개업소는 2021년 4만1118곳에서 2022년 4만3057곳, 2023년 4만3792곳까지 늘며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지난해 3만9264곳, 올해는 3만6545곳까지 줄었다. 시장 신규진입도 사실상 사라졌다. 올해 1분기 서울에서 새로 문을 연 부동산 중개업소는 28곳 뿐이다. 2021년 같은 기간 1197곳, 2022년 1347곳, 2023년 1194곳과 비교하면 시장 진입은 사실상 멈춘 셈이다.
◇ 단순 디지털화 아닌 패러다임 전환
모바일 생활 플랫폼이 부동산 거래까지 품으면서 관련 시장도 커지고 있다. 직방·다방 등 국내 주요 프롭테크 기업들이 참여하는 한국프롭테크포럼 회원사의 매출은 2021년 1조8518억원에서 지난해 3조3735억원으로 80%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중개 관련 누적 투자액도 7913억원에서 3조6453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한발 더 나아가 플랫폼에 AI가 장착되면서 정보 제공 수준을 넘어 판단까지 대신해주고 있다. 직방의 대화형 AI 중개 서비스는 이용자가 조건을 입력하면 AI가 매물을 선별하고 비교해준다. 다방 역시 이용자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AI 추천 매물을 제공한다. AI는 사람이 며칠 동안 비교해야 할 매물을 몇 초 만에 추려내고 가격과 입지, 생활환경까지 함께 분석한다.
서울소재 한 부동산학과 교수는 “국토교통부도 최근 ‘제2차 부동산서비스산업 진흥 기본계획(2026~2030)’에서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프롭테크 산업 육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며 “부동산 시장에서 AI 확산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를 단순한 디지털화가 아닌 부동산 거래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평가한다. 김중길 국립금오공과대 교수는 지난해 발표한 ‘인공지능 기반 부동산 플랫폼 거래의 현황과 법적 과제’에서 “AI 기반 부동산 플랫폼이 단순한 매물 검색을 넘어 맞춤형 매물 추천, 가격 예측, 자동가치평가(AVM), 시장 분석까지 수행하며 부동산 거래 전 과정을 지능화하고 있다”며 “단순 정보 제공 단계를 넘어 이용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AI 에이전트’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 공인중개사의 역할은 ‘매물을 찾아주는 사람’에서 ‘거래를 책임지는 전문가’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인중개사가 과거에는 단순히 매도인과 매수인을 소개시켜주는 역할이었다면, 지금은 매물 분석과 리스크 확인, 거래 보증하는 역할까지 서비스 수요가 다양해졌다”며 “AI를 활용한 부동산 직거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공인중개사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으려면 신뢰성과 서비스 확장 등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곽용희/유오상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