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그제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5인 미만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을 확대 적용하기 위한 사회적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자 권리 보호를 위해 근로기준법 적용이 배제되고 있는 사각지대를 완전히 없애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편의점 김밥집 등의 자영업자와 영세 기업은 직원 채용과 관련해 새로운 법적·경제적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자칫 청년과 고령층의 생계형 단기 일자리가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소상공인들은 가뜩이나 힘든 자영업을 더 힘든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직원 두세 명으로 버티는 가게에 대기업 수준의 노동 규제를 적용하면 버틸 곳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토로하는 이가 적지 않다. 최저임금 과속 인상에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까지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것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5인 미만 사업장에 최저임금은 적용하지만, 연장·야간·휴일 근로 가산수당과 부당해고 구제 등의 규정은 적용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런 예외는 영세 자영업자 보호를 위해 근로기준법 제정 당시부터 적용한 것으로,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결정을 받은 규정이기도 하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어제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2027년도 최저임금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도 주목된다. 고용노동부가 소상공인의 재심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3.7% 오른 시급 1만700원(월 223만6300원)으로 확정 고시하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위헌법률심판도 함께 청구하며 전면적인 법적 대응에 나섰다. 재심의 요청을 기각한 것 자체가 재량권 남용이라는 주장이다.

소상공인단체가 정부 정책에 이렇게까지 반발한 전례를 찾기 힘들다. 그만큼 자영업 위기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아무리 좋은 의도로 시작해도 그 의도보다 훨씬 큰 부작용이 예상되면 정책의 방향과 속도를 조절하는 게 옳다. 정부는 최저임금 등의 문제가 저임금 근로자와 영세 소상공인의 ‘을들의 전쟁’으로 비화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그렇지만 정작 정부가 갈등을 키우고, 서민 생계형 일자리를 뺏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