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경 유튜브 캡처
성시경 유튜브 캡처
가수 싸이가 성시경의 유튜브 방송에서 극찬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즐겨 마시는 술로 알려진 ‘몽지람’. 한때 ‘싸고 독한 중국술’로 통했던 고량주가 유명인과 국빈 만찬을 앞세운 고급 증류주로 변신하고 있다. 올해 국내 수입량은 지난해와 거의 같았지만 수입액은 20% 가까이 뛰었다. 이과두주 등 저가 제품보다 수십만원대 프리미엄 백주의 비중이 커진 결과로 분석된다.

프리미엄 고량주 인기는 중식 외식문화의 고급화와 증류주 소비층 확대가 맞물린 결과다. 요리 예능 등을 계기로 딤섬·사천요리와 중식 파인다이닝이 주목받으면서 젊은 층의 중식 경험이 코스요리와 미식으로 넓어졌다. 위스키와 사케에 익숙한 30~40대가 향과 숙성 방식, 브랜드를 따져 고급 백주를 찾고, 접대·선물 수요도 시장을 받치고 있다.

프리미엄 고량주 수입 '나홀로 질주'


6일 한국주류수입협회가 관세청 수출입 통계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 1~5월 고량주 수입액은 841만6000달러로 전년 동기(702만4000달러)보다 19.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수입 주류의 수입액 증가율(2.4%)보다 여덟 배 이상 높다. 한국주류수입협회는 관세청 통관 자료를 토대로 주종별 수입금액과 물량을 집계하고 있다.

수입량은 296만7381L에서 296만6988L로 393L 줄었다. 사실상 제자리다. 수입액을 물량으로 나눈 L당 평균 수입단가는 2.37달러에서 2.84달러로 19.8% 뛰었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제품의 가격대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고량주 수입액은 2020년 1216만달러에서 2024년 1831만달러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1751만달러로 4.4% 감소했지만 최근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7.6%에 달했다. 올 들어 다시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면서 코로나19 이후 주춤한 와인·위스키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5월 와인 수입액은 전년 동기보다 1.1%, 위스키는 2.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입량은 각각 3.4%, 20.4% 줄었다. 사케 수입액도 8.7% 늘었지만 고량주의 증가 폭에는 미치지 못했다. 수입 주류 시장 전반에서 판매량 확대보다 고가 제품을 중심으로 매출을 방어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는 모습이다.
 양하주창이 한국에서 판매 중인 프리미엄 백주 라인업을 모델들이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양하주창
양하주창이 한국에서 판매 중인 프리미엄 백주 라인업을 모델들이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양하주창

‘빼갈’ 대신 양하·수정방 찾는다

고량주는 국내에서 중국산 증류주를 통칭하는 표현으로 쓰이지만, 중국에서는 곡물을 발효·증류한 술을 ‘백주’로 부른다. 과거 국내 고량주 시장은 중국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저가 제품이 중심이었다. 최근에는 양하주창의 몽지람과 수정방 등 수십만원대까지 가격이 올라가는 프리미엄 백주의 유통망이 넓어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2024년부터 수정방 웰베이와 레드포춘, 수정방 No.8 등 프리미엄 백주 3종을 국내에서 유통하고 있다. 판매처도 중국 음식점에 한정하지 않고 대형마트와 백화점, 주류 전문점, 고급 중식당 등으로 확대했다. 제품에는 가품 우려를 줄이기 위한 정품 인증 스티커도 부착했다.

양하주창을 국내에 독점 수입하는 남경무역도 최근 한국 진출 10주년을 맞아 양하블루와 양하골드를 출시했다. 양하주창과 남경무역, 한국중찬문화교류협회는 중식과 백주를 함께 알리는 페어링 행사와 미식 마케팅도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 몽지람 등 고가 제품에 입문용과 중간 가격대 제품을 더해 소비층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프리미엄 백주 성장의 배경에는 중식 외식시장의 고급화가 있다. 호텔 중식당뿐 아니라 스타 셰프가 운영하는 중식 다이닝과 소규모 코스요리 전문점이 늘면서 음식에 어울리는 술을 찾는 수요도 커졌다. 와인과 위스키를 즐기던 소비자가 새로운 고도주로 눈을 돌리고, 백화점과 스마트오더 등에서 백주를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싸고 독한 술 아니었어?"…싸이도 극찬하더니 '인기 폭발' [권용훈의 트렌드워치]
유행은 빠르게 번지지만 그 이면은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트렌드워치’는 뜨는 소비 트렌드 뒤에 숨은 업계의 전략과 시장의 변화를 추적합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