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호 수상태양광단지
전남 고흥호 수상태양광단지
한국농어촌공사가 수상태양광 사업자에게 설비 일부를 양도받는 구조를 두고 농업 단체까지 동원해 "공익적 재원 확보"라고 반박에 나섰으나, 에너지 업계에서는 국가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의 본래 취지를 훼손하는 본말전도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발전 사업은 전력 공급과 발전 원가 절감이라는 본래 목적에 맞게 추진돼야 하며, 공사의 농업기반시설 관리비 부족 문제는 국가 재정 지원이나 별도 예산 편성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는 지적이다.

농어촌공사와 한농연은 공사가 확보하는 발전 수익이 농업용수 관리와 재해보수 등 영농환경 개선에 재투자된다는 점을 앞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는 준조세 성격의 부담을 재생에너지 사업자에게 전가하는 구조에 불과하다. 공적 자산인 저수지 입지를 독점한 공사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공적기여분과 전력 판매 차액 보전 조건을 강요하고, 이를 통해 발생한 수익으로 자체 예산 결손을 메우는 방식은 정당화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농어촌공사의 이 같은 수익 구조가 결국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를 상승시켜 한국전력의 전력구입비 증가와 국민 전기요금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경고한다. 발전 자원이 농업 재원 마련의 수단으로 전락할 경우 정부의 탄소중립 및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 전반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기후에너지환경부 등 관계 부처가 나서 사업 구조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결국 농업기반시설 유지·관리에 필요한 예산은 공사의 '변칙적 수익 창출'이 아니라 정부의 정식 재정 투입을 통해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재생에너지 사업자에 씌운 과도한 비용 부담을 덜어내고, 국가 농업 재정은 정부 예산으로 책임을 다하는 구조적 분리가 이뤄지지 않는 한 수상태양광을 둘러싼 출혈 경쟁과 비용 전가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