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 스크랩
-
댓글
-
공유
-
글자크기
-
프린트
Google 검색에서 한국경제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주택연금 지급액 인상으로 가입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은퇴자들은 주택 가격에 따라 공적 또는 민간 주택연금을 선택해 안정적인 노후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3월 신규 지급액 평균 3.13% 올라 신청 증가
72세 기준 10억원 주택 월 334만5370원 수령
공시가 12억원 이하 다주택자도 가입 가능
올해 들어 이런 공적 주택연금의 매력이 한층 커졌습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지난 3월 1일 이후 신규 신청자에게 지급하는 월 연금액을 평균 3.13% 인상했기 때문입니다.
○10억원 집으로 매달 330만원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올해 주택연금 신규 가입자는 1월 939명, 2월 780명에서 지급액 인상이 시작된 3월 1287명으로 늘었습니다. 4월에는 2322명이 가입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5월에는 1648명으로 줄었지만 연초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지급액이 늘면서 가입자가 늘어난 영향입니다. 주택연금 평균 가입 연령인 72세가 시세 4억원짜리 일반주택으로 종신 정액형 주택연금에 가입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3월 이전에는 매달 129만7000원을 받았지만 3월 이후 신청자는 133만8000원을 받습니다. 월 4만1000원, 1년이면 49만2000원이 늘어난 셈입니다.
시세가 더 높은 10억원짜리 일반주택이라면 72세 가입자가 종신 정액형 가입시 매달 334만5370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324만4000원이었으니 매달 약 10만원, 1년으로는 120만원을 더 받을 수 있게 된 셈입니다.
다만 실제 월 지급액은 가입 시점의 나이와 주택가격에 따라 달라집니다. 여기서 말하는 주택가격은 가입 자격을 따질 때 활용하는 공시가격과 다릅니다. 아파트는 한국부동산원이나 KB국민은행 시세가 적용되고, 시세가 없는 주택은 감정평가액을 이용합니다.
부부가 함께 가입할 때는 나이가 어린 배우자를 기준으로 월 지급액이 정해집니다. 남편이 75세이고 아내가 65세라면 75세가 아니라 65세를 기준으로 연금액을 계산한다는 의미입니다. 오래 지급될 가능성이 클수록 매달 받는 돈은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다주택자도 공시가 합계 12억원 이하면 가능
그렇다면 누가 공적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을까요. 공적 주택연금은 부부 가운데 한 명이 만 55세 이상이고, 부부가 보유한 주택의 공시가격 합계가 12억원 이하면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주택자도 보유 주택의 공시가격을 모두 합한 금액이 12억원 이하면 가입 가능합니다.공시가격 합계가 12억원을 넘는 2주택자도 가입 후 3년 안에 주택 한 채를 처분하는 조건으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집을 두 채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가입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입 비용도 확인해야 합니다. 일반형 주택연금은 주택가격의 1.0%를 초기보증료로 부과하고, 대출잔액의 연 0.95%를 연보증료로 더합니다. 매달 받는 연금과 이자·보증료가 대출잔액에 차곡차곡 쌓이는 구조입니다. 주택연금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주택담보대출인 셈입니다.
가입자와 배우자가 모두 사망한 뒤에는 주택을 처분해 대출을 정산합니다. 집을 판 금액이 대출잔액보다 많으면 남은 돈이 상속인에게 돌아가고, 집값보다 대출잔액이 많더라도 원칙적으로 부족분을 상속인에게 요구하지 않습니다.
공적 주택연금을 가입할 때는 수령 방식을 잘 따져야 합니다. 가입 유형은 크게 △정액형 △초기증액형 △정기증가형 3가지 분류로 나뉩니다.
가장 단순하고 무난한 선택은 정액형입니다. 가입할 때 결정된 월 지급액을 평생 동일하게 받습니다. 가입 이후 집값이 떨어지더라도 지급액은 줄어들지 않습니다. 생활비와 관리비 등 매월 지출 규모가 비교적 일정하고, 국민연금 외에 별다른 노후소득이 없다면 현금흐름을 예측하기 쉬운 정액형이 적합합니다.
은퇴 직후 생활비가 더 많이 필요하다면 초기증액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가입자가 3년, 5년, 7년 또는 10년 가운데 기간을 정하면 해당 기간에는 정액형보다 많은 돈을 받습니다. 다만 증액기간이 끝나면 월 지급액이 초기 지급액의 70% 수준으로 줄어듭니다. 조기 퇴직 후 국민연금을 받기 전까지 ‘소득 절벽’이 생기거나, 은퇴 초기에 자녀 결혼비용이나 의료비 등 큰 지출이 예정된 가입자에게 유용합니다.
정기증가형은 반대 구조입니다. 처음에는 정액형보다 적게 받지만 3년마다 월 지급액이 4.5%씩 늘어납니다. 당장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으로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고, 장수할수록 커지는 의료·간병비 부담에 대비하려는 가입자에게 적합합니다. 비교적 이른 50대 후반이나 60대에 가입하면서 초기 현금흐름에 여유가 있는 경우 활용도가 높습니다. 다만 초반 지급액이 적기 때문에 가입 당시부터 생활비가 빠듯하다면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12억원 넘는 집은 민간 주택연금
공시가격이 12억원을 넘는 고가주택 한 채를 보유하고 있다면 공적 주택연금 가입이 어렵습니다. 서울 주요 지역에 집 한 채를 가진 은퇴자 가운데 상당수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때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 민간 주택연금입니다.하나생명이 운영하고 하나은행이 판매를 중개하는 ‘하나더넥스트 내집연금’은 공시가격 12억원 초과 주택을 대상으로 합니다. 부부 가운데 나이가 어린 사람이 만 55세 이상이어야 하고, 해당 주택을 2년 이상 보유하면서 실제로 거주해야 합니다.
받을 수 있는 돈도 상당합니다. 서울 강남구 아파트 평균 시세인 26억원짜리 주택에 65세부터 가입한다면 월 460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습니다.
상품 출시 후 가입액도 빠르게 늘었습니다. 지난해 5월 출시된 이후 1년여 만에 누적 가입금액이 3300억원을 넘어섰고, 가입자도 7월 중순 기준 272명으로 늘었습니다. 과거 2022~2024년 시중은행 전체의 민간 주택연금 취급 건수가 연간 네 건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증가세입니다
주택연금이 모든 은퇴자에게 정답인 것은 아닙니다. 가입하면 집을 자유롭게 처분하거나 자녀에게 그대로 상속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이사나 재건축 계획이 있다면 담보주택 변경 가능 여부도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반대로 집을 자녀에게 최대한 많이 남기는 것보다 생전에 안정적인 생활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 주택연금의 활용 가치는 커집니다. 특히 자산 대부분이 주택에 묶여 있고 국민연금과 퇴직연금만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기 어려운 은퇴자에게는 집을 팔지 않고도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는 몇 안 되는 수단입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한경 프리미엄9의 모든 콘텐츠는 한국경제신문의 저작물로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사전 허가 없는 무단 전재·복제·배포·캡처 공유·AI 학습 활용 및 상업적 이용을 금합니다.
위반 시 서비스 이용 제한 및 민형사상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