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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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당시 경기 일부 투표소에서 특정 시간대 투표자 수가 급증한 뒤 수 시간 동안 추가 투표자가 ‘0명’으로 기록된 정황이 확인됐다. 김포·의왕·충북 진천에서 드러난 투표자 수 오입력·조정 논란이 경기도 다른 지역으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연합뉴스가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실로부터 받은 ‘6·3 지방선거 경기도 관내 투표소별 투표자 수 및 투표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선관위가 오입력을 인정한 김포·의왕 외에도 투표자 수 허위 입력이 의심되는 투표소가 여러 곳에서 확인됐다.

경기 평택시 신평동 제4투표소의 경우 오전 9시까지 누적 투표자 수는 772명이었다. 그러나 오전 10시에는 1320명으로 1시간 만에 548명이 늘었다. 이후 오후 3시까지 누적 투표자 수는 1320명에서 한 명도 증가하지 않았다. 점심시간을 포함한 5시간 동안 투표자가 ‘0명’으로 잡힌 셈이다.

동두천시 상패동 제1투표소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이 투표소의 누적 투표자 수는 낮 12시 525명에서 오후 1시 784명으로 259명 증가했다. 하지만 이후 오후 4시까지 누적 투표자 수는 784명으로 그대로였다.

구리시 수택동, 여주시 강천면, 성남시 상대원동, 안산시 이동, 고양시 고양동 등에서도 특정 시간대에 투표자 수가 크게 늘어난 뒤 이후 수 시간 동안 증가 폭이 사라지거나 급감하는 패턴이 확인됐다. 다른 투표소들이 대체로 시간대별로 완만한 증가 흐름을 보인 점과 비교하면, 오입력 이후 ‘숫자 맞추기’ 방식의 조정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앞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중앙선관위 관계자가 경기 김포 지역 선관위 실무자와 투표자 수 통계 조정을 논의한 메신저 대화 내용을 확보하고 압수수색에 나섰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경기 의왕과 충북 진천에서도 비슷한 정황이 포착됐다.

논란이 커지자 선관위는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제출한 설명자료에서 일부 지역에 투표자 수 오입력이 있었고, 구·시·군 단위 전체 투표자 수는 유지한 채 투표소별 수치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선관위는 “특정 투표소의 시간대별 투표자 수에 입력 착오가 있더라도, 투표자 수 자체가 투표소별 입력·집계 시점에 따라 오차가 발생할 수 있는 잠정수치이므로 오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읍·면·동에서 입력한 투표소별 투표자 수는 구·시·군 단위 보고를 위한 잠정자료이므로 별도 승인 없이 수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선거 당일 투표자 수는 실시간 투표율 추이를 알리기 위한 참고용 잠정 통계라는 취지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은 선관위의 자체 지침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관위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간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종합관리지침에는 “선거관리시스템에 입력한 내용은 국민에 공개되므로 전임 직원이 철저히 확인하라”고 돼 있다. 수정이 필요한 경우에도 구체적 사유를 적고, 시도 위원회가 수정 허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역별 투표율은 선거 당일 후보들의 막판 유세 지역을 정하는 참고 지표로 활용된다. 유권자들도 투표율 추이를 보고 투표 참여 여부를 판단하는 경우가 있어 단순한 내부 참고 자료로만 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합수본은 전날 경기도 선관위 관계자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관계자는 투표 조정 방법과 구체적 수치가 담긴 엑셀 파일을 중앙선관위 관계자로부터 받아 전달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다른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본은 선관위가 밝힌 세 지역 외에도 투표자 수 통계 조정이 더 있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번 지방선거 이전 치러진 선거에서도 같은 방식의 조정이 있었는지도 수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