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이라는 가장 오랜 언어로 공동체의 감각을 회복하려는 연례 무용 페스티벌이 올해도 관객을 찾아온다. 유네스코 국제무용협회 한국본부가 주최하는 '제29회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2026·시댄스 2026)'가 오는 9월 2일부터 19일까지 18일간 서울 시내 주요 공연장에서 펼쳐진다.

올해 시댄스는 한국을 비롯해 벨기에,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 총 8개국이 참여해 31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강동아트센터, 나루아트센터, 서울무용창작센터, 서울남산국악당, 은평문화예술회관 등 서울 전역의 문화 공간이 거대한 무용의 장으로 변신한다.

축제를 관통하는 화두는 '트랜스X트랜스(TRANS×TRANCE)'다. 국가, 문화, 세대의 경계를 넘어선 움직임(TRANS)을 통해 집단의 몰입과 공존 상태(TRANCE)에 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았다. 이종호 예술감독은 이번 축제 기획 의도에 대해 "양극화와 분열이 극심해진 최근, 예술이 단절된 사회를 다시 연결하고 공동체를 회복하는 힘이 될 수 있는지를 묻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벨기에 무용단 '울티바 베스'의 무대. 시댄스 홈페이지
벨기에 무용단 '울티바 베스'의 무대. 시댄스 홈페이지
개막작으로는 벨기에를 대표하는 세계적 현대무용단 울티마 베스의 '보이드(Void)'가 낙점됐다. 한-벨기에 수교 125주년을 기념해 방문하는 이들은 사회적 규범 밖 인물들을 통해 거칠고 본능적인 신체 에너지를 선보인다. 이어 스페인 토마스 눈 무용단의 '사기꾼', 2026 샤넬 넥스트 프라이즈 수상자 안드레아 페냐가 안무한 독일 카셀 무용단의 '황홀경에 대하여 – 변형된 교향곡' 등 세계 거장들의 작품이 연달아 무대에 오른다.

해외 초청작뿐만 아니라 독창적인 기획·합작 무대도 기대를 모은다. 빌보드 클래식 차트 1위에 오른 피아니스트 임현정과 현대무용가 김재덕이 협업하는 '그래도, LIVE' 무대에서는 관객의 사연을 즉흥 연주와 춤으로 풀어내는 '신청곡 콘서트'부터 바흐의 음악을 몸으로 해석한 '댄싱 바흐'까지 다채로운 모험이 펼쳐진다.

프랑스의 시네쿠아논아트와 한국의 전복된 해부학적 풍경(SAL)의 합작품 '욕망은 혼란을 부른다'에는 무용수 최호종이 출연한다. 이밖에도 정보경댄스프로덕션의 '각시:까르르', 벽사춤의 '회귀의 궤적', 의례무용 '씻김'등 한국의 전통 미학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들도 마련돼 있다.
독일 카셀 주립 무용단의 무대. 시댄스 홈페이지
독일 카셀 주립 무용단의 무대. 시댄스 홈페이지
올해 축제는 관객 참여 폭도 넓혔다. 누구나 무대의 주인공이 되는 '댄스 마라톤'이 신설됐고 분석심리학자 이나미의 인문학 강연, 해외 안무가들의 마스터클래스, 댄스필름 상영 등 다채로운 부대 행사가 열린다. 자세한 정보는 시댄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