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30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기 직전 판사가 공소 기각을 판결할 수 있는 조항을 추가했다. 검사의 공소권 남용을 막는다는 취지다. 야권은 “사법 리스크에 휘말린 이재명 대통령을 위한 억지 법률 개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범여권 의원들은 형소법 개정안 제327조에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 법원이 공소 기각 판결을 할 수 있다는 조문을 신설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이 검사의 일탈적 기소로 대법원의 공소 기각 판결이 내려진 대표적 사례”라며 “이미 법원 판례가 축적됐고 법원행정처도 동의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공소 기각 판결은 형사재판에서 형식적 흠결이 발생했을 때 법원이 재판을 끝내는 행위다.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사건에서 고소가 취소되거나, 피해자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사건에서 피해자가 처벌불원서를 제출한 경우 등이 법이 정한 사유다. 하지만 위법 수사·소추재량 일탈에 따른 공소는 법률에 명확한 근거가 없어 제327조 2호의 조문 일부와 하위 개념인 판례에 기대왔다. 이번 개정으로 관련 공소 기각 판결이 늘어날 가능성이 생겼다.

다만 촌각을 다투는 개정 사항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 지적이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검사는 수사도 못 하는데 당연한 내용을 굳이 민감한 시기에 추가하면 정치적 오해를 부를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경찰의 위법 수사에 대한 공소청 검사의 통제 권한을 논의할 때”라고 말했다.

야권에선 즉각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이날 SNS에 “이 대통령의 대북 송금 뇌물 사건은 무죄 가능성이 없고 공소 취소도 여의찮으니 법원을 압박해 억지로 공소 기각 판결을 받아보려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감옥에 안 가기 위해 공소 취소가 플랜A, 연임 개헌이 플랜B, 공소 기각이 플랜C”라고 썼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도 “민주당이 이 대통령 사건에 붙여온 ‘조작 수사’ 주장을 법조문에 옮겼다”며 “중대한 위법과 현저한 일탈에 대한 기준도 없다”고 지적했다.

형소법 개정안은 30일 본회의에 상정돼 31일 처리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소수당을 위해 최장 90일의 논의 기간을 보장하는 안건조정위원회는 이날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의 공조로 한 시간 남짓 만에 종료됐다. 안건조정위 종료 후 국민의힘 의원들이 법사위 회의장을 방문해 항의했지만 전체회의 강행 처리를 막지 못했다.

30일 시작되는 필리버스터 역시 범여권이 180석을 넘겨 해제가 불가피하다. 민주당은 단독 법안 처리를 공고히 할 수 있는 장치 마련에도 한창이다. 지난 27일 필리버스터 해제를 쉽게 하는 법안을 국회 운영위에 상정한 데 이어 이날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기간 단축법의 표결을 처리했다. 이 법안도 30일 본회의에 오를 전망이다.

이시은/이에스더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