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이상 인상한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의 가산금리를 일제히 올리는 방식을 택했다.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기 위해 지난 10일 주담대 한도를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한 데 이어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가산금리를 올렸다. 다른 은행들도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대출 조이기에 나설 지 주목된다.

◇비대면 대출금리 더 올려

국민은행, 31일부터 가계대출 금리 일제히 인상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오는 31일부터 주담대, 신용대출, 전세대출 금리를 0.06∼0.53%포인트 인상한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아 쏠림 우려가 있는 비대면 대출 금리를 더 올렸다. 이 은행의 신용대출, 주담대, 전세대출의 비대면 비중은 각각 80%, 35%, 10% 수준이다.

국민은행은 비대면 주담대 상품인 ‘KB스타 아파트 담보대출’의 금리를 0.53%포인트 올렸다. 신용등급 3등급 기준 ‘KB스타 아파트 담보대출’의 변동형 상품 금리는 기존 연 3.82~4.32%에서 연 4.35%~4.85%로 뛴다. 대면 주담대 상품인 ‘KB주택담보대출(변동)’의 금리는 0.06%포인트 상향조정했다. 이 상품의 금리는 연 4.17~5.57%에서 연 4.23~5.63%로 상승한다.

비대면 전세대출 금리도 최대 0.49%포인트 오른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보증서를 쓰는 ‘KB주택전세자금대출’의 비대면 금리는 연 3.55~4.05%에서 연 4.04~4.54%로 바뀐다. 대면 전세대출 금리는 0.15∼0.25%포인트 높아진다.

주요 신용대출 상품 금리는 0.1∼0.5%포인트 인상한다. 금융채 6개월 변동금리부 신용대출 금리는 연 4.15~5.15%에서 연 4.65~5.65%로 뛴다. 다만 취약계층 전용 신용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상 신용대출 금리는 기존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국민은행 측은 “가계여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주요 가계대출 상품의 대출금리를 조정했다”며 “비대면 전용 상품 금리를 대면상품과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하고 대면 전용 대출상품의 금리 인상은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도 대출금리 올리나

국민은행이 대출 금리를 확 올린 것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서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28일 기준 778조628억원으로 지난달 말 대비 2조8948억원 늘었다. 주담대 급증이 핵심 요인이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말 대비 1조8320억원 늘었다. 미리 신청한 집단대출이 순차적으로 실행된 영향으로 은행들은 보고 있다.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속에서 한도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은행들이 대출 창구를 잇달아 닫는 분위기다. 차주별 대출한도를 줄이거나 지점별 취급한도를 제한하는 은행이 늘고 있다. 대다수 은행이 대출모집인 접수 채널을 닫거나 모기지 보험(MCI·MCG) 가입을 막아 대출 한도를 축소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22일부터 전국 영업점에서 변동금리 주담대 판매를 중단했다. 신한은행은 대출 모집인을 통한 주담대 접수를 재개한 지 이틀 만에 중단하기도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으면 국민은행처럼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안을 택하는 은행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주/오유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