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신형 텔루라이드 라인업
기아 신형 텔루라이드 라인업
현대자동차·기아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수요 위축과 부품 공급 차질 등 악재에도 올 2분기 합산 매출 82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고유가와 전동화 과도기 지형 속에서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를 적기에 투입하는 파워트레인 다변화 전략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상반기 미국 시장에선 역대 최다 판매를 거두며 미국 대표 브랜드인 포드를 밀어내고 ‘톱3’ 브랜드 진입을 앞두고 있다. 반면 글로벌 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른 판매 장려금(인센티브) 증가와 원화 약세에 따른 보증비용 확대 여파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파워트레인 믹스 전략으로 역성장 정면돌파

현대차·기아, 2분기 매출 '역대 최대'…하이브리드 약진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올 2분기 양사 합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한 82조2523억원(현대차 49조2153억원, 기아 33조37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존 분기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해 2분기(77조6363억원)를 훌륭히 넘어선 분기 사상 최대치다. 현대차와 기아 각각 1.9%, 12.6% 증가했다.

합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3.9% 줄어든 5조4794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가 전년 동기 대비 20.8% 줄어든 2조8509억원, 기아가 4.9% 감소한 2조628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미국 관세 충격과 인센티브 상승 압박 등 비우호적 악조건이 손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지만, 기아의 경우 영업이익률(8.0%)이 지난해 3분기 저점(5.1%) 이후 3분기 연속 상승 곡선을 그리며 본원적인 수익 구조 회복세를 과시했다.

양사의 2분기 글로벌 도매 판매량은 총 184만3524대로 전년 동기 대비 2.1% 줄었다. 지정학적 불안과 중국 시장 구매심리 위축으로 글로벌 자동차 산업 수요가 3.8%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다.

현대차는 부품 협력사 화재에 따른 생산 차질까지 겹치며 국내 판매가 16.4% 급감해 전체 판매(99만1885대)가 6.9% 줄었다. 반면 기아는 글로벌 시장 침체에도 도매 판매량(85만1639대)이 4.5% 증가했다. 해외 시장에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점유율 4.0%(중국 제외 시 5.1%)을 달성했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 판매량이 크게 성장했다. 두 회사는 상반기 미국에서 전년 동기보다 3.0% 늘어난 92만383대를 판매했다. 현대차가 2.7% 증가한 48만9656대, 기아가 3.4% 늘어난 43만727대를 기록했다. 현대차 실적에 포함되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도 판매량이 4.6% 늘었다.
기아 쏘렌토
기아 쏘렌토
일등 공신은 하이브리드카다. 현대차·기아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65.5% 많은 22만5321대의 하이브리드카를 미국에서 팔았다. 현대차는 판매량이 50% 늘었고, 기아는 85.3% 급증했다. 텔루라이드, 스포티지, 쏘렌토 등 값 비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의 하이브리드카 판매 확대가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을 이끌어 매출 성장을 주도했다.
기아 스포티지
기아 스포티지
전기차 방어선도 단단히 구축했다. 기아는 국내와 서유럽에서 EV2, EV4, EV5 등 대중화 EV 신차와 첫 목적기반모빌리티(PBV)인 PV5를 적기에 투입하며 2분기 전기차 판매량(11만대)을 전년 동기 대비 88.4%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기아의 전체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35.3%까지 크게 확장됐다.

◇신차·HMGMA 가동으로 하반기 승부

현대차 더 뉴 그랜저
현대차 더 뉴 그랜저
현대차그룹은 하반기에도 신차 출시와 해외 생산 거점 가동을 가속화해 연초 제시한 연간 경영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대차는 최근 출시한 7세대 페이스리프트 모델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핵심 신차를 대거 투입해 상반기 생산 차질 물량을 조기 회복할 방침이다. 보통주 주당 2500원의 분기 배당도 유지하며 주주환원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기로 했다.

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플래그십 SUV 텔루라이드의 현지 생산능력을 확장하고, 현대차그룹 글로벌 혁신 거점인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하는 첫 차종인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를 하반기부터 본격 인도한다. 유럽에서는 EV2·EV4 현지 생산을 시작해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하반기 글로벌 경쟁 심화와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다각화된 파워트레인 포트폴리오와 맞춤형 신차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압도적인 체력을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