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금토드라마 '김부장' 스틸
/사진=SBS 금토드라마 '김부장' 스틸
배우 윤경호가 최근 자신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에 감사하면서도 "들뜨지 않겠다"고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윤경호는 27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 종영 인터뷰에서 "일희일비하고 싶지 않다"면서 매일 자신의 이름을 쓰며 마음을 다진다고 했다.

그는 "사주에서 재물이 샌다고 하고, 실제로 재테크를 해볼까 싶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샀는데, 그렇다"면서 웃었다. 이어 "저에게 온 복이 나갈까 봐, 다시 '충실하게 살아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는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김부장'은 과거를 숨기고 평범하게 살아가던 아빠 김부장(소지섭 분)이 딸이 사라진 후 숨겨왔던 능력을 친구들과 함께 발휘하며 거대 악을 척결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윤경호는 김부장의 오랜 친구로 과거 김부장과 함께 특수 임무를 수행하고, 수차례 내전을 겪은 특수부대 대원으로 활동했지만, 현재는 해병전우연합회 봉사단원인 박진철 역을 맡았다.

박진철은 선임이었던 아내에겐 깍듯한 남편, 딸의 얼굴을 티셔츠에 새기고 다닐 정도로 딸바보 아빠다. '태권맨' 성한수(최대훈 분)와 티격태격하며 오랫동안 김부장과 인연을 이어왔다.

윤경호는 "너무 촬영 일정이 촉박해서 많은 것을 준비하지 못했지만, 이전부터 해왔던 복싱을 접목해 최대한 생동감 있는 액션을 보여드리려 했다"면서 이전까지 보여주지 못한 통쾌한 쾌감의 액션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을 전했다.

그러면서 "요즘 짬을 내 운동을 하고 있다"며 "시즌2가 나온다면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김부장'의 인기뿐만 아니라 최근 윤경호는 예능과 드라마를 종횡무진하며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중증외상센터'를 시작으로 티빙 오리지널 '취사병 전설이 되다', 그리고 '김부장'까지 내놓는 작품마다 히트를 시키며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유튜브 채널 '뜬뜬'의 '핑계고'에서는 특유의 '수다쟁이' 캐릭터가 화제가 되면서 100회 특집 이후 '라면 먹고 올래'까지 화제가 됐다. 윤경호는 핑계고 올해 시상식 대상 후보로 강력하게 거론될 정도다.

윤경호는 "어딜 가도 말이 많아서 '말조심하라'는 말을 듣고, 저에겐 단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걸 장점으로 만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제가 지난해 시상식에서 지석진 씨가 상을 받는 감동적인 모습을 봤기 때문에, 저는 꿈도 꾸지 않고 그저 후보로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겸손함을 보였다. 다음은 윤경호와의 일문일답.
/사진=SBS 금토드라마 '김부장'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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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가 마무리됐다. 소감이 궁금하다.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까. 살면서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믿기지 않는, 한편으로는 다시 못 올 정도의 행복과 감상을 느꼈다. 그러면서도 '이건 혼자서 할 수 없는 결과'라고 생각했다. 모두가 함께 이뤄낸 결실이다. 자축이 아닌 모두에게 축하하는 마음이다. 방송 끝나고 많은 축하를 받았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연락이 와서 폰을 내려놓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 복날에 못 먹은 삼계탕도 먹으며 저를 되돌아봤다. 들뜬 마음을 내려놓고 다스려야 할 때인 것 같다. 이 마음에 도취돼 다음 단계에 뭔가 지장을 줄까 봐 처음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마음으로 차분히 하루를 보냈다. 정말 기적 같은 순간이고 과분한 것 같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정리하시기 힘드실까 봐 여기까지 하겠다."

▶ 들뜨지 않으려 한다고 했지만, 요즘 '대세 윤경호' 아닌가.

"그럴 때마다 다스리려고 한다. 매일 아침 제 이름을 검색하고, 좋은 댓글 찾아보면 신나고, 고마운 응원도 많고, 질책의 말도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매일 그렇게 보냈다. 이건 정말 행운인 것 같다. 누군가는 제가 고생한 거에 대한 결실이자 보상이라고 말해주시지만, 어떤 작품도 똑같은 마음으로 준비했던 저로서는 좋은 사랑을 받으니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지금과 같은 상황이 올 때에도 겸허하게 받아들일 용기가 필요한 시점 같아서 들뜨지 않으려 한다. 다만 행운이라는 게 있다면, 그게 지금 머물러 있는 순간 같다."

▶ '김부장'에서 코믹과 더불어 액션까지 선보였다. 이런 캐릭터가 처음이라 많은 준비를 했을 거 같다.

"박진철이라는 캐릭터가 셋 다 액션을 잘해야 하지만, 저에게 기대를 거는 시청자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제가 잘할 수 있는 게 뭘까 싶었다. 액션의 통쾌함을 드리고 싶었다. 실감 나게 보여드릴 액션을 시원시원하게 뽑아드리고 싶어서 무술감독님께 부탁드렸다. 영화 '내 안의 그놈'이라는 작품에서 뵙던 분인데, 그때 저를 좋게 봐주셨다. 저에게 소질 있어 보인다고 칭찬도 해주셨다. 감독님을 믿고 제 몸 안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장점을 뽑아내 달라고 요청드렸다. 다행히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 액션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을까.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게 맞다. 제작발표회 때 농담으로 '벌크업'했다고 했지만, '김부장'에 캐스팅된 후 물리적으로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이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고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지 않나. 항상 배역을 기다려왔던 시간을 겪은 저로서는 너무 감사했다. 저는 작품을 계속하던 상황이라 틈틈이 운동을 하긴 힘들었지만, 복싱은 연극하던 시절부터 해왔다. 그래서 무술감독님을 따로 찾아가서 합을 맞췄다. 현장에서 할 때도 최대한 대역 없이 해보려 했다. 대역 배우가 있었지만, 저랑 체급 차이가 너무 났다. 그래서 감독님이 보시기에도 티가 난다고 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모든 걸 제가 다 소화했다.(웃음)"

▶ 그럼에도 힘든 순간은 없었나.

"배우와 배우가 하는 거라 주의해야 할 상황이 많았는데, 감독님께서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그리고 서로를 믿고 했다. 아무래도 현장에서 만나지 않는 인물들과 액션으로 주먹이 오고 가야 하다 보니, 선배로서도 저를 어려워해서 제가 먼저 '염려하지 말고 공격하라', '때려도 된다'고 했다. '서로 도파민을 느끼며 실감 나게 해보자'고 했다. 하루 종일 액션신을 찍었는데, 분장, 의상, 조감독까지 모두가 모두에게 박수를 치고 다음 날 둘 다 뻗어 마사지를 받았다."

▶ 최고 시청률이 23%였는데, 그 이상을 기대했을까.

"제가 13% 넘었을 때 공약 이행을 했다. 모두 좋아할 때 저는 놀랐다. 2회 만에 공약을 이행하는 순간에, 그때부터 묵언수행 준비하느라 생각이 많았다. 그리고 13시간 하고 나서 고민이 많았다. 그후로 조마조마했다. 기적 같은 순간에 '어디까지 갈까' 기대 안 할 수 없지만,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행복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모르겠다."

▶ 주상욱 씨가 '윤경호 씨가 말이 많은지 몰랐다. 생각해보니 내가 말이 더 많았던 거 같다'고 하더라. 그런데도 묵언수행을 담당하게 돼 억울하지 않았나.

"주상욱 형이 인정해줘서 감사하다.(웃음) 안 그래도 인터뷰를 봤다. 형이 정말 재밌다. 형은 길게 하지 않는데, 한마디 한마디 궁금해지게 하는 화법이다. 그런 것 좀 배우고 싶다. 저는 안 물어본 말까지 주저리주저리하는 편인데, 그런 저에겐 최적화된 상태였다. 형하고 있을 때 정말 재밌었고, 그런 진가가 나타난 게 제작발표회였다. 제가 공약을 뭘 해야 할지 몰라 어리둥절할 때 '묵언수행'을 던졌는데, 그게 실현되는 순간에는 '말조심해야겠다' 싶더라."

▶ 시청률 공약은 어떻게 준비했나.

"회사 분들과 긴급회의를 하면서 '모두가 기뻐하는 순간 우린 대책회의를 해야 한다'면서, '다른 공약은 없었나' 제작발표회 영상을 다시 돌려보고, 재차 확인을 했다. 첫 방송 끝나고 (제작발표회 진행자였던) 박경림 누나에게 전화가 왔다. '너 안 하면 안 될걸?'이라고 해서 2회 만에 넘기면서 하게 됐다. 대책회의를 하면서 진지하게 임할 것이냐, 애교로 넘길 것이냐, 진짜 고생을 할 것이냐, 보여드리는 차원으로 할 것이냐 하다가 분위기가 점점 어두워지더라. '13시간을 풀로 타임랩스로 찍어보자' 하더라. 어떻게 인증할 것인가 고민했다. 그렇게 하면서 나오게 된 거다. 그런데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찍었다. 말을 안 하니 우울해지는 순간도 있었지만, 이 와중에 '의사표현은 할 수 있겠구나' 싶어서 즐기는 순간도 찾아왔다. 라디오 출연에서 말을 못 참고 했지만, 그 순간이 감사했다. 절정은 팬사인회였는데, 정말 느끼는 게 많았다. 한마디도 못하는 저를 찾아와주시고, 저에게 말을 걸며 떨고 계시더라. 이 짧은 시간에 저에게 차마 말도 못하고 돌아가는 걸 보면서 '이렇게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게 감사하다' 싶었다. 못다 한 말을 편지로 주셨는데, 저의 불안함, 나약함을 잘 알아주셔서 감사했다. 13시간 동안 사랑을 느끼면서 단단함을 느꼈다. 그리고 이제는 신중하게 효과적으로 말을 해보고 싶다. 인생의 '성장캐'로서 '묵언수행 이후 말이 좀 줄었다' 이런 것처럼, 달라진 모습도 보여주고 싶다."

▶ 작품의 인기 중에 아빠들의 우정이 큰 역할을 한 거 같은데 촬영장 호흡은 어땠나.

"우정을 진심으로 느낀 부분이 있다. 소지섭 형과는 '군함도', '외계+인'을 같이 했고, 최대훈 배우는 저랑 동갑내기 친구이자 '자백'을 같이 하고 아내도 배우라 사적으로 밥도 먹고 하던 친구였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제가 둘 사이의 윤활유가 되고 싶었는데, 정말 호흡이 좋았다. 그래서 마지막 후반부에는 진짜 친구 같더라. 소지섭 형이 장난기가 많다. 캐릭터는 과묵해야 하니 저희보고 막 하라고 한다. 너희가 재밌게 해달라고 자꾸 뒤에서 저희를 사주했다. 그렇게 생긴 장면이 많다. 마지막 철창 액션에서도 배역으로서도 괴로운 상황이었지만, 제가 주먹을 휘두르는 상대가 소지섭이라는 생각에 더 이입이 돼 연기 이상의 감정이 섞인 거 같다. 해피엔딩으로 끝났을 땐 정말 웃음이 나왔다. 이들이 아니었다면 이런 호흡이 나올 수 있었을까 싶고, 모든 게 기적 같았다."

▶ 대세 체감 순간이 있나.

"아침마다 '아니다'라고 리셋을 한다. 어제의 영광은 어제까지일 뿐, 오늘의 행동 하나, 뭐 하나에 어디로 갈지 모르는 거다. 주식 같은 거다. 어제 좋았다고 늘 좋은 건 날 나태하게 만드는 거 같다. 태도에 대해 항상 곱씹고 나온다. 아침에 제 이름을 한자로 항상 쓰는데, 그게 저를 다스리는 부분도 있다. 제가 배우로 잘되고 싶어서 개명하러 갔다가, 이미 활동 중이라 작명가님이 뜻과 음을 바꿔보라고 하시더라. 벼슬 경에 빛날 경이었는데 공손할 경에 맑은 경으로 바꿨다. 어떤 일이 주어지든 그 물을 받아낼 수 있는 역할로 다시 태어나는 거라고 하더라. 이름을 쓰면서 '오늘의 나는 어떤 물을 받을까' 바르게 하려고 한다. 그래도 기쁘게 느낀 건, 시구를 갔는데 그때에 비해 훨씬 많은 환호성을 들었다. 제가 좋아하는 팀에서 시구를 하는데, 같이 응원하는 팬들이 좋아해주셔서 생애 손꼽을 정도로 행복했다."

▶ 그럼에도 실질적으로 오는 변화들이 있을 거다. 오늘도 명품 신발을 신고 왔더라.

"신발은 선물 받았고.(웃음) 제가 요즘 너무 바빠서 옷을 못 샀다. 너무 수수하게 입고 나온 것처럼 보일까 봐, 균형을 맞춰보려고 했다. 제가 사주에 재물이 샌다고 하더라. 어떻게든 재테크를 하려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넣었는데, 아니더라.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지 하면서도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돈이 샐까' 했는데, 먹는 거에 많이 쓰는 거 같다. 앞으로는 회사에 말을 해서 출연료를 회사에 모아주고 월급으로 받아볼까 싶더라. 실감도 안 난다. 돈을 모아서 사는 게 아니라 빚을 져서 사고, 갚아 나가지 않으면 재물을 못 모운다고 하더라."

▶ 사주적으로 요즈음이 좋다는 말도 들었나.

"제가 천주교인이다. 친한 신부님이 한국 오셔서 '사주 얘기 들려도 신앙인으로서 너무 연연하지 말라'고 하신다. 따로 보러 간 적은 없다. 예전에 어떤 선배님이 '완벽한 타인' 끝나고 2~3년짜리 대운이 올 거 같다고 하시더라. 어떻게 살아나갈 거냐고 했을 때 그땐 감사하게 넘겼지만, '이게 정말 대운인가' 싶긴 한데, 일희일비하고 싶지 않고 복이 나갈까 봐 다시 '충실하게 살아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그리고 아내도 그런 마음을 잘 눌러준다. 어제 있었던 일로 오늘 휴대전화 그만 살펴보라고 한다. 좋은 배우, 좋은 아빠가 되도록 살피라고 한다."
/사진=SBS 금토드라마 '김부장' 스틸
/사진=SBS 금토드라마 '김부장' 스틸
▶ 아내의 반응은 어땠나. 극중에선 아내에게 충성하는 남편, 딸바보 아빠로 나온다. 아내가 전하는 싱크로율이 궁금하다.

"제 와이프는 말이 길지 않아서 '잘했더라'라고 한다. 아내도 수다쟁이지만 길게 말하지 않는다. 저에겐 항상 엄하다. '잘했다'고 하면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액션 고생했겠더라' 이런 말 하면 알아봐주는 거 같고. 아내에게 충성하는 장면도 '귀엽더라'라고 한다. 평소의 제 모습과 다르지 않다고 해서. '거기서도 말 많더라'라고 하곤 한다."

▶ 연기를 하면서 어려운 순간도 많았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연기를 했고. 그만두고 싶었던 시간은 없었나.

"아르바이트를 30개 정도 했더라. 고정 급여 일을 하기는 힘들어서 단기 알바를 많이 했다. 주로 했던 게 막노동이었고, 화장품 가게 오픈하면 키다리 신발 신고 풍선 불어주는 아르바이트도 했다. 가장 큰 위기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임신했을 때였던 거 같다. 그 전까진 저 혼자만 간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항상 마이너스였지만 혼자서 버틸 수 있는 힘이 있었고, 결혼을 해서도 아내가 강사 일을 하면서 함께 버틸 수 있었는데 아이가 생기니 '아빠의 꿈 때문에 아이가 힘들게 크는 건 볼 자신이 없다' 싶어서 연기를 그만둬야 하나 생각을 많이 해야 했다. 그런데 뭘 해야 하나 싶더라. 자격증도 없고, 지금까지 연기를 했다고 누굴 가르칠 실력도 안 되는 거 같고. 기술을 배워야 할지, 모은 돈을 모두 투자해 뭐라도 해야 할지. 그런데 그때 '군함도'라는 작품이 찾아왔다. 그게 큰 결심의 계기였다. 30kg 넘게 살을 뺐고, 아이가 태어나기 전인데 아빠가 나중에 이런 도전을 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다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다. 뱃속의 딸에게 '미안하다' 하고 '마지막으로 해볼게. 이런 역할 해본 적 없어. 그런데 잘해보고 싶어. 초반에 배고프더라도 기다려주라'라고 했다.(눈물) 그런데 고맙게 딸이 태어나고 '옥자', '도깨비'라는 작품도 찾아오고, 저에겐 길이 열리는 기분이었다. 그게 저의 끝이 아니었을 수 있는데, 다른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다른 길이 열리는 거 같았다. 그 전까진 '최고의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역할 욕심도 많이 냈고, 주어지지도 않은 기회 안에서 혼자 고르려 했는데, 아이가 태어난 후엔 물불 가리지 않고 일했다. 딸이 저에게 큰 교훈을 준 전환점이었다."

▶ 딸이 태어나고 난 후 무엇이 달라졌을까.

"딸을 낳고 달라진 시선이, 선배·동료·후배가 누군가의 딸로 보이더라. 여자라는 존재에 대해 새로운 시선이 열린 거다. 딸의 아빠가 되면서 인지하게 된 부분이 있다. 좀 다른 경험이었다. 그래서 '김부장'에서 다빈이 아빠를 연기하면서 더 몰입했다. 그런데 딸이 4학년이 된 후 자꾸 본인 이름을 검색하고 '예능 나가서 내 얘기 도 하라'고 한다. 그게 요즘 고민이다."

▶ 인간 윤경호라는 사람에 대해 매력을 느끼게 된 게 '핑계고'였다. 올해 대상 유력한 후보라는 반응이 많다.

"감사하다. 예전엔 말 많은 게 흠이었고 흉이었다. 그리고 안 해도 될 말을 하면 실수할 수 있어서 '항상 말조심하라'는 말을 엄마에게, 아내에게 많이 들었는데, 이걸 저의 긍정적인 특징으로 만들어주셔서 놀랍고 감사했다. 그리고 누군가에겐 이런 수다가 그립기도 한 존재인가 보다 싶어서 좀 더 자신감이 생겼다. 사람들이 외롭고 심심할 수 있겠구나, 그래서 이런 말들이 궁금할 수 있겠구나 싶고. 일방적일 수 있지만 소통과 공감이 되는 거 같다. 제가 무지해서 그걸 들킬까 봐 말을 안 했는데, 이제는 모르는 걸 물어보는 솔직한 모습이 그들에게 반가울 수 있겠다 싶어서 친숙하게 다가가려 한다. 대상은 언급된 거만으로도 감사하다. 지난해 시상식을 보면서 지석진 형님이 대상을 받는 거 보면서 이렇게 가슴 뭉클해지는 상인데, 제가 그런 상을 받는다? 너무 죄송하고 송구스럽다."

▶ 예능에서 사랑받다 보니 연기자로서 정체성에 고민되는 지점은 없나.

"'열심히 연기해와서 예능에서 사랑받는 거다'는 편지를 받았다. 그 말이 위안이 되고 감사했다.(눈물) 지금 하루하루 일희일비하지 않는 이유가 그런 각오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다시 못 올 순간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 한다."

▶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물리적으로 준비할 시간이 줄어들어 고민되는 지점도 있겠다.

"그게 고민이 된다. 저는 음식을 해도 데코레이션까지 완벽하게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인데, 찾아주시는 분들의 기대를 채워드리고 싶다. 이럴 때 조인성 배우가 저에게 '지금의 상황이 최악이라면 그걸 최악으로 만들지 말고 차악을 선택하라'고 하더라. 그 말이 큰 조언이 됐다."

▶ 이번 포상휴가가 시즌2를 위한 '으쌰으쌰'의 자리가 될 거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너무 바쁜데 참석하나.

"아직 모든 건 다 열려 있다. 저희 모두 들뜬 마음에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포상휴가도 같이 갔으면 좋겠고, 시즌2도 했으면 좋겠고, 모든 건 다 '좋겠다' 언저리 안에 있는데, 모든 사람들의 생각을 이 자리에서 말하는 게 조심스럽다. 하지만 희망이 있다면 모두가 다 같이 포상휴가를 갔으면 좋겠고, 시즌2도 저 역시 만들어져서 어떤 얘기가 펼쳐지든 참여했으면 좋겠다. 박진철로 시즌2에 나올 수 있다면 더 잘 준비해서 지금보다 더 좋아진 모습으로, 선루프는 통과할 수 있는 몸으로 출연하도록 운동하고 있다.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보답이라고 생각한다."

▶ 최고의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지금은 배우로서의 목표가 있을까.

"꾸준히 살고 싶다. 일을 오래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꾸준히 존재하는 배우, 동시대에 함께할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 오래 연기하는 선배님들이 부럽다. 그게 더 이루기 힘든 거라고 본다. 지금이 로또라면, 앞으로는 꾸준히 벌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