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국민의힘 의원(대구 서구)   /  사진=김상훈 의원실 제공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대구 서구) / 사진=김상훈 의원실 제공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대구 서구·사진)이 다양한 유형의 불법재산 의심 계좌에 대해 금융회사에 지급정지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보이스피싱의 경우 금융사 신고만으로 계좌가 동결돼 사기에 역이용되는 사례도 잦아, 이를 막기 위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먼저 불법성을 판단하도록 했다.

현행 금융계좌 거래정지 제도는 보이스피싱(통신사기피해환급법)을 비롯해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 등 일부 유형의 범죄에 대해서만 개별법으로 규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종피싱, 마약 거래, 도박, 불법 사금융, 고액 사기 등 다양한 형태의 민생침해 범죄에 대해선 범죄수익의 이전·은닉을 실효적으로 차단할 수단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원을 통한 자산동결·처분제한의 경우 상당 기간이 소요돼, 비대면·디지털 금융거래로 순식간에 이전·은닉되는 범죄자금 흐름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FIU가 불법 재산이 송금·이체된 계좌 및 가상자산 계정에 대해 금융회사에 지급정지를 요구할 수 있는 근거를 신설했다. 지급정지 기간은 30일 이내이며, 필요시 1회에 한해 30일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수사기관도 FIU에 지급정지 요구를 요청할 수 있다.

예금 등 명의인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지급정지 사실을 원칙적으로 통지하도록 하고, 명의자가 불법행위에 관여하지 않은 사실을 소명하는 등의 경우 지급정지를 해제하는 절차도 함께 마련했다. 보이스피싱 지급정지처럼 금융회사에 대한 신고만으로 즉시 동결되는 기존 제도와 달리, FIU의 심사를 거쳐 지급정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해 악의적인 허위 신고로 인한 계좌 정지 이른바 ‘통장 묶기’ 사기 가능성을 방지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에서도 2023년 10월 국제기준을 개정해 각국 자금세탁방지(AML) 당국에 범죄재산 몰수를 위한 조치로, 신속한 거래정지 제도 도입을 권고했다. 김상훈 의원은 “민생범죄가 계속 진화하고 있어, 현행 제도로는 범죄수익의 이전·은닉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며 “불법재산 의심 계좌에 대해 신속 대응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 국민 재산을 보호하고 범죄자금 흐름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