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아르떼 문학상에 응모 작품은 총 574편이었다. 심사는 모두 세 단계로 진행됐다. 먼저 예심에서 150편의 본심 진출작을 선별했고, 다시 본심에서 9편의 최종심 진출작을 가렸다. 최종심에서 심사위원들은 투표를 통해 당선작의 범위를 두 편으로 좁혔다.

올해 응모작들은 소재나 주제가 한쪽으로 몰리지 않고 다양한 편이었지만, 일제강점기를 비롯한 역사를 현대적 감각의 서사로 되살리려는 시도와 인공지능(AI)을 소재로 인간의 자리를 되짚어보는 소설이 여럿 있었다. <남극의 이방인들>은 이국의 배경을 무대로 전개되는 대사 중심의 희곡적 소설이다. 언어를 리듬감 있게 다루는 감각과 신인다운 에너지가 인상적이었으나, 상대적으로 서술이 빈약해 밀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있었다. <더 헤비>는 세상의 속도와 사회가 규정해 둔 경계의 존재에 질문을 던지는 소설로, 그 시선이 따뜻했고 세밀하면서도 안정된 문장도 미더웠다. 그러나 기승전결의 흐름이 약하다는 의견이 뒤따랐다. <해독할 수 없는>은 역사 속 한 시기를 독특한 소재와 담백한 문장으로 담아낸 작품으로, 장마다의 구성이 짜임새 있었다. 다만 시대의 공기가 잘 느껴지지 않고, ‘해독’이라는 화두를 끝까지 밀어붙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최후의 날에 즈음하여>는 작가가 말하려는 바와 전체 구조가 가시적이어서 완결성이 있었지만 미래라는 시간, 특정 지역 배경, 그리고 인물이 겪는 주요 사건들에 대한 필연성이 충분히 설득되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제기됐다.

오랜 논의 끝에 마지막까지 남은 두 편은 <앨런 심씨를 찾아서>와 <유리 위의 달팽이>였다. <앨런 심씨를 찾아서>는 한 인물이 과거의 자취를 되짚어가는 액자식 구조의 소설이다. 개성 있는 인물을 여럿 세우고 끝까지 놓치지 않고 끌고 가는 문장의 솜씨에서 장편소설의 미덕이 느껴졌고, 짧지 않은 분량에도 다음 장면을 읽게 만드는 흡인력이 있었다. 다만 영화사적 정보가 과도하게 동원된 데 비해 그것을 선별하여 쓰는 감각이 아쉽다는 평이 있었고 표면에 열거된 정보의 양에 비해 내포된 의미의 비중이 적은 점, 길고 집요한 과거의 추적이 인물의 성찰이나 변화에 기여한 정도가 다소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따랐다.

<유리 위의 달팽이>는 지표로는 측정할 수 없는 무형의 가치를 붙들려는 한 사람의 기록이면서 동시에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애도의 기록이다. 생성형 AI의 대중화로 인한 작금의 노동소외, 인간소외 현상을 ‘속도’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한 여러 소재로 풀거나 다시 묶어내는 솜씨가 노련했고 문장 역시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장편으로 보기에는 소설의 규모 자체가 작다는 의견과 서사의 역동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뒤따랐고 인물이 마땅히 가져야할 생기의 부재, 빠름과 느림의 대비가 지나치게 도식적이라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되었다.

이에 심사위원들은 최종심을 연장하며 추가 검토를 이어갔지만, 고심 끝에 이번에는 당선작을 내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 그럼에도 최종심에서 논의된 작품들을 언급한 것은 이 작품들이 분명 품고 있는 가능성에 응원을 보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소중한 작품을 보내주신 응모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

제3회 아르떼 문학상 심사위원단

◈심사위원 ◎최종심·본심 △박상영 소설가 △성해나 소설가 △소유정 문학평론가 △인아영 문학평론가 △장류진 소설가 ◎예심 △김의경 소설가 △허남훈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