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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잔 내려놓은 Z세대…'펍의 나라' 영국도 변했다
올 1분기 영국 펍 하루 2곳꼴로 폐업
25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맥주·펍협회(BBPA)는 올해 1~3월 영국에서만 161개의 펍이 폐업했다고 밝혔다. 하루 평균 2곳 가까이 문을 닫은 셈이다. 2000년 6만800곳에 달했던 영국의 펍은 올해 4만4650곳으로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인건비와 임대료, 세금 부담 증가 등을 폐업의 주요인으로 꼽는다. 여기에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술을 멀리하는 문화도 펍의 입지를 좁히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때 영국의 펍은 단순한 술집을 넘어 대표적인 사교 공간이었다. 퇴근 후 직장 동료들과 맥주를 마시거나 축구 경기를 함께 보고, 가족 모임과 생일, 결혼 전 파티 등을 여는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음주보다는 자기관리에 시간을 쓰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영국의 전통적인 펍 문화도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음주를 대신하는 대표적인 여가로는 러닝이 거론된다. 실제로 올해 런던마라톤 완주자 중 18~29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10~2019년 20% 안팎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
카페도 술집을 대신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밤늦게 술을 마시는 대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이른바 '커피 레이브'가 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카페를 무알코올 댄스 공간으로 꾸미는 커피컬처UK에 따르면 행사 참가자의 약 3분의 2가 18~24세다.
전문가들은 술을 바라보는 Z세대의 인식 자체가 이전 세대와 달라졌다고 분석한다. 과거 술이 스트레스를 풀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수단이었다면 요즘 젊은 층에게는 오히려 건강과 자기 계발을 해치는 요소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영국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술을 멀리하는 소비 행태가 뚜렷해지고 있다. NH농협은행이 올해 1월 발표한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20대의 주점 소비 금액은 전년 대비 20.9% 감소했으며 30대도 15.5% 줄었다. 농협은행은 고물가와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음주 수요가 점차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