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는 최근 앵커PE 보유 회사인 SK일렉링크와 SK시그넷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동시에 SK는 이날부터 한 달간 코넥스시장에 상장된 SK시그넷 주식을 공개매수한다. 자사주와 SK 소유 주식을 제외한 보통주와 우선주 전량을 매입한다. 공개매수 가격은 최근 1개월 거래량 가중평균 가격 대비 20% 이상 높은 주당 8200원이다. SK는 공개매수와 포괄적 주식교환을 거쳐 SK시그넷을 완전자회사로 만든 뒤 앵커PE 측과의 거래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SK는 “SK시그넷의 최대주주로서 책임 경영을 실천하고자 해당 인수합병(M&A) 거래 이전에 기존 주주에게 시가 대비 프리미엄이 부여된 가격으로 자금 회수 기회를 제공하는 목적으로 공개매수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SK시그넷은 1998년 설립된 전기차 급속 충전기 제조사로 2021년 SK 계열사로 편입됐다. 당시 SK는 SK시그넷 지분 약 55%를 2930억원에 인수했다. 복병은 전기차 캐즘이었다. SK시그넷은 2023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최대주주 SK는 SK시그넷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작년과 올해 총 세 차례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2150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SK시그넷 지분가치 100% 기준 앵커PE 측이 SK에 지급하는 거래대금은 최대 2000억원이다. 최초 750억원을 지급한 뒤 2028~2029년 SK시그넷이 일정 수준의 실적을 달성하면 최대 1250억원을 추가 지급한다.
SK가 SK시그넷을 ‘손절’하는 건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 원칙을 따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실을 확정하더라도 비주력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핵심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SK에코플랜트 환경·폐기물 자회사도 인수 5년 만에 투자원금 회수 수준에서 정리했고, 중간지주사 SK스퀘어가 보유하고 있던 비핵심 계열사도 지난해 줄줄이 매각했다.
앵커PE는 지난해 SK네트웍스로부터 전기차 충전 플랫폼 SK일렉링크 경영권 지분을 인수했다. 이번에 SK시그넷을 추가로 인수하면 충전기 제조와 운영을 아우르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할 수 있다. 이를 통해 SK일렉링크는 충전기 조달 비용을 절감하고, SK시그넷은 고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