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아파트 집단 잔금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서 별도로 취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3일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이미 분양계약을 마친 실수요자의 잔금대출 애로에 공감을 나타내고 금융당국에 보완책을 주문하면서다.

잔금대출 막힌 입주자 호소에…'가계대출 총량규제'서 제외 검토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집단 잔금대출과 관련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 방식을 보완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대통령이 문제 제기에 공감한 만큼 여러 방안을 살펴보겠다”며 “집단 잔금대출은 일반 대출과 다르게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논의의 계기는 전날 열린 부동산 대토론회다. 경기 수원 매교역팰루시드 입주 예정자라고 소개한 한 참석자는 “2년 전 실거주 목적으로 분양받았지만 최근 대출 규제로 잔금을 마련하기 어렵다”며 “계약을 마친 실수요자에게는 잔금대출 규제를 예외 적용하거나 경과 조치를 도입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이억원 금융위원장에게 “이미 확정된 건데 사후에 정책을 변경하면 어쩌란 말이냐”며 점검을 지시했다.

하지만 이 단지가 잔금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직접적 원인이 강화된 대출 규제의 소급 적용 때문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매교역팰루시드는 2023년 말 입주자 모집공고가 난 사업장으로 지난해 6·27 가계부채 대책에 따른 강화된 대출 규제의 예외 대상이다. 이미 경과 조치 혜택을 받았다는 얘기다.

이 단지 입주 예정자들이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을 맞추기 위해 집단대출 취급을 줄이고 있어서다. 이 위원장이 “가계대출 총량을 규제하다 보니 개별 은행이 자체적으로 대출을 더 조이고 있다”며 “(은행들과) 계속 협의해 보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은행이 집단대출을 꺼리는 것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여유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특정 단지에만 대출을 공급하면 같은 조건의 다른 실수요자를 차별한다는 논란이 나올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특정 단지만 대상으로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이 보완 필요성을 언급한 만큼 집단 잔금대출 전반의 총량 관리 기준을 손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27일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를 연 뒤 이르면 29일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전망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