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택 브랜드 ‘리에뜨’
도매택 브랜드 ‘리에뜨’
인터넷 쇼핑몰에서 산 블라우스가 마음에 든 직장인 김현지 씨(35). 쇼핑몰 이름은 금방 잊었지만, 옷 안쪽 라벨에 적힌 ‘르버터’라는 도매업체를 기억했다. 이후 패션 플랫폼에 르버터를 검색한 후 이 제품을 사입해 파는 여러 쇼핑몰 중 가장 가격이 낮은 곳에서 주문하고 있다. 그는 “믿을만한 도매 라벨 몇 개를 정해두고 정기적으로 구매한다”고 했다.

2030세대 사이에서 ‘도매택(동대문 도매상품) 팬덤’이 커지고 있다. 23일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에 따르면 지난 1~6월 주요 도매택 관련 상품 거래액은 전년 동기보다 30% 증가했다.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유명한 도매업체 ‘파운더스’ 검색량은 최근 한 달간 전년보다 259% 늘었다. 거래액은 282% 증가했다. 깔끔한 블라우스로 인지도를 높인 ‘르버터’ 검색량은 상반기 82% 급증했다.

동대문 도매업체는 통상 일반 소비자가 아니라 소매상인 쇼핑몰을 대상으로 영업한다. 최근엔 쇼핑몰이 제품을 소개할 때 사입한 도매업체 이름을 기입해 클릭을 유도한다. 특정 도매택을 좋아해 연속 구매하는 2030세대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도매택이 사실상 패션 브랜드가 된 것”이라고 했다.

직접 인스타그램 계정을 열고 외국인 모델을 고용해 룩북을 촬영하는 등 일반 패션 브랜드와 비슷한 방식으로 인지도를 쌓는 도매업체도 늘고 있다. 인기 업체인 ‘베르가못’ ‘프리티영띵(PYT)’ 등의 인스타 팔로어는 수만 명이다.

도매택 일부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직접 판매에 나섰다. ‘카리나 청바지’로 유명해진 데님 도매업체 ‘OOTJ’는 서울 성신여대 근처에 매장을 열었다. 동대문 도매택 전문 플랫폼 ‘원웨이브’는 유망 도매택을 선정해 중국과 일본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