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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앱을 처방하는 시대
이태호 바이오헬스부장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불면증 환자는 앞으로 이런 처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스마트폰 앱으로 병을 치료하는 ‘디지털 치료제(digital therapeutics·DTx)’가 뚜렷한 치료 효과를 입증하고 있어서다.
국내 중견 제약사인 한독에 따르면 디지털 불면증 치료제 ‘슬립큐(SleepQ)’의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등록 건수가 이달 누적 1000건을 넘어섰다. 의료진의 NECA 등록은 건강보험 수가 청구를 위한 사전 절차다. 의료 현장에서 실제 처방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일상 바꿀 '3세대 치료제'
개인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이용할 수 있어 ‘진료실 치료’의 많은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집과 일상에서 꾸준히 치료받을 수 있고, 개인 건강정보에 맞춘 정밀 치료가 가능하다. 소프트웨어 특유의 낮은 복제 및 유통 비용 덕분에 빈곤국과 취약 계층의 의료 접근성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란 기대도 크다.
적용 대상은 불면증과 ADHD를 넘어 우울증, 만성 통증, 과민성대장증후군 등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프리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35년까지 연평균 20%를 웃도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가장 적극적으로 제도 정비에 나선 나라로는 미국과 영국, 독일 등이 꼽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0년 게임 기반 ADHD 치료 기기인 ‘엔데버Rx(EndeavorRx)’를 허가하고, 2022년 보험급여를 위한 수가 코드를 도입했다. 영국 보건의료평가기관인 NICE는 2022년 디지털 불면증 치료제의 의료 현장 사용을 권고했다. 독일은 ‘디지털 건강앱(DiGA) 패스트트랙’이란 신속 심사 체계를 운영 중이다.
보건당국 지원 경쟁 본격화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처도 2020년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제도적 지원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의료 현장의 활용은 더딘 편이고, 건강보험 급여로 정식 등재하기 위한 기준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디지털치료연구센터장은 “처방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플랫폼과 추가적인 실제 임상 데이터 확보가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의료의 미래는 더 이상 병원 안에만 있지 않다. 보건당국과 의료계가 초기 확산에 힘을 모은다면 디지털 치료제는 한국 제약·디지털헬스산업의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