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고물가도 못 누른 '뷰티 경제'
이태호 바이오헬스부장
많은 소비자는 이제 뷰티를 화장품에 국한하지 않는다.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같은 미용 시술, 비만 치료제, 웰니스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고성장 지속하는 뷰티 경제
시술을 포함하는 뷰티 경제의 구조적 성장은 한국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컨설팅 회사 맥킨지는 세계 뷰티 제품(스킨케어, 헤어케어, 메이크업, 향수 포함) 소매판매액이 2024년 4400억달러(약 660조원)에 달했다고 추산했다. 지난 2년간 매년 7% 늘어 전체 소매판매 증가 속도를 크게 앞질렀다. 맥킨지는 “화장품과 미용 시술, 건강기능식품, 웰니스를 아우르는 거대한 소비 생태계로서 뷰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뷰티산업의 구조적 성장은 그동안 질환 치료 중심이던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에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보톡스·필러, 의료기기는 물론 피부 관리 목적의 외용제 수요까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의약품산업 성장 동력 삼아야
‘토털 에스테틱(미용)’ 기업을 추구하는 휴젤은 보톡스와 필러 판매 호조로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종근당 동국제약 대웅제약 동아제약 등은 피부 관리 제품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글로벌 뷰티 기업과 한국 바이오벤처 간 협업이라는 새로운 사업 모델도 등장했다. 프랑스 로레알은 최근 국내 리보핵산(RNA) 신약 개발사 올릭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글로벌 소비자의 관심은 이제 립스틱 같은 색조화장품에서 젊음과 건강으로 이동하고 있다. 고물가에도 미용 시술은 중단하지 않는 ‘보톡스 효과’ 또한 장기 트렌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에는 K뷰티 성공 경험을 K에스테틱으로 확장할 수 있는 드문 기회다.
국내 제약·바이오산업도 이 흐름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립스틱 효과가 불황기 소비 트렌드를 설명하는 용어라면 보톡스 효과는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의 새로운 성장 공식을 나타내는 단어가 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