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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24일만에 다시 닫힌다…美·이란 "네 탓"
보복하면 재보복…종전합의 걷어차는 美·이란
양국 "MOU 안 지켜" 책임 공방
美, 미사일 기지 등 140곳 타격
이란 "호르무즈 전면봉쇄" 엄포
트럼프는 "해협 여전히 열려있어"
양국 "MOU 안 지켜" 책임 공방
美, 미사일 기지 등 140곳 타격
이란 "호르무즈 전면봉쇄" 엄포
트럼프는 "해협 여전히 열려있어"
양국은 서로 종전 합의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주요 시설을 공격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 장례식을 계기로 무력 충돌 위험이 다시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 서로 “MOU 합의 위반” 지적
12일 외신에 따르면 이란 협상 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의장은 X(옛 트위터)를 통해 “일방적인 합의 시대는 지났다”며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미국에 경고했다. 그는 지난달 체결한 종전 MOU 5항 일부를 캡처한 사진도 게시했다. 호르무즈해협 통항과 향후 관리 방안을 규정한 조항이다.이날 IRGC는 “호르무즈해협은 역내 미국 개입이 종료된 뒤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전면 봉쇄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선박들이 미군이 정한 항로로 통항을 시도했다는 것을 근거로 내세웠다. IRGC는 “선박 시스템을 끄고 해상 안보를 위태롭게 한 선박 한 척에 경고 사격을 가해 멈춰 세웠다”고 설명했다. IRGC는 이달 6~7일에도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던 상선 세 척을 연이어 공격했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됐냐는 질문에 “열려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매우 사악하고 병든 사람들”이라며 “이란이 해협 개방과 비핵화 등에 합의하고 협상장을 떠난 뒤 선박에 드론 공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국의 MOU 5항 해석 차이가 무력 충돌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MOU 체결 후 페르시아만에 갇혀 있던 각국 선박은 국제해사기구(IMO) 주도로 호르무즈해협 남쪽 오만 연안 항로로 통항을 시도했다. 이란과 인접한 북쪽 항로는 기뢰가 부설돼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이란 강경파와 IRGC가 자국 해협 통제권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했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미국은 이란의 상선 공격을 MOU 합의 미준수로 봤다. 7~8일에 이어 12일 IRGC의 발표가 나온 후 세 번째 이란 공습에 나선 배경이다. 이날 미국 중부사령부는 “이란은 다시 한번 MOU를 준수할 기회를 얻었지만 이를 또 저버렸다”며 “호르무즈해협을 자유롭게 통과하는 민간 선원과 상선을 공격할 수 있는 이란의 능력을 지속해서 약화시키겠다”고 밝혔다.
◇ 이란 강경파 목소리 키운 ‘장례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 SNS에 “이란이 우리에게 대화를 계속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우리는 이에 동의했으나 미국은 이란에 휴전이 종료됐다고 단호하게 밝혔다”고 게시했다.일각에서는 하메네이 장례식을 계기로 강경파 목소리가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최근 성명에서 “부친 암살에 대한 복수는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하메네이 장례식 이후 이란 지도부가 강경 노선을 한층 강화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 의지를 시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장례식에서는 ‘배신자들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가 등장하는 등 미국과의 협상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이 핵 시설을 복구한 정황도 확인됐다. 위성 영상 업체 벤터는 지난달 22일과 이달 7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이 같은 증거를 포착했다. 핵무기용 고성능 폭발물 저장 시설로 추정되는 파르친 군사단지 내 ‘탈레간 2’ 시설에서 공습 피해를 복구하는 모습이 찍혔다. CNN은 이를 두고 이란이 미국과 체결한 MOU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미국과 이란을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히기 위해 물밑 작업에 나섰다. 액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전화 통화를 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통화하고 호르무즈해협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외교관은 “양측 모두 MOU를 복귀하길 원한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