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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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일본 식재료 조달 확대에 나섰다. 최근 미국에서 건강식으로 인식되는 일본 음식의 인기가 높아지고,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월마트를 찾는 중·고소득층 고객이 늘면서 일본 식재료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2025년 일본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한 월마트가 이번에는 일본을 판매시장이 아닌 공급망으로 활용하는 셈이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월마트는 일본 식재료와 식품 발굴을 위해 미국 아칸소주 벤턴빌에 문을 연 일본 음식점을 쇼케이스로 활용하고 있다. 벤턴빌은 월마트의 창업지이자 본사가 있는 도시다. 지난 6월 개장한 '벤턴빌 푸드 씨어터'는 초밥과 로바타야키, 라멘 등을 선보이는 정통 일본 음식점으로 일본 기업들이 조달한 식재료를 활용해 메뉴를 구성한다.
"초밥이 효자였다"…월마트가 철수했던 일본 다시 찾은 이유
이 매장은 메모 앱 에버노트 공동 창업자인 필 리빈이 주도해 설립했으며, 에스비식품과 라멘 체인 잇푸도를 운영하는 지노모토홀딩스 등 일본 기업들도 투자에 참여했다. 관계자들은 이곳을 월마트 바이어들에게 일본 식재료를 소개하는 시범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월마트가 일본 식재료 확보에 적극 나선 것은 고객층 변화와 맞물려 있다. 과거 저소득층 중심이었던 고객 기반이 인플레이션 이후 중·고소득층으로 확대되면서 건강식과 프리미엄 식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 더그 맥밀런 전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도 "고소득층 고객이 증가하면서 건강한 일본 음식에 대한 수요가 확실히 커지고 있다"며 일본 식재료 확대 의지를 밝혔다.

월마트는 미국 전역에서 약 5200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소매시장의 약 10%를 차지하는 최대 유통업체다. 일본 식품업체 입장에서는 월마트의 상시 판매 상품으로 채택될 경우 막대한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월마트는 일본 시장에서의 경험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회사는 2002년 세이유에 투자하며 일본 시장에 진출했고, 2008년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하지만 일본 소비자의 품질 중심 소비 성향과 복잡한 유통 구조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2025년 세이유 지분을 모두 처분하고 일본에서 철수했다.

다만 일본 사업 과정에서 구축한 공급망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일본 사업을 담당했던 인력도 여전히 회사에 남아 있으며, 엔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일본을 우수한 식재료 조달처로 다시 주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 식품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관심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BIS월드에 따르면 미국 내 일본 음식점은 약 2만2000개로 중국 음식점 수에 육박하고 있다. 오사카오쇼와 스시로 등 일본 외식업체의 미국 진출도 이어지고 있으며, 냉동식품과 음료업체들도 현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