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기애애 >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오찬을 하기 위해 상춘재로 이동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 화기애애 >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오찬을 하기 위해 상춘재로 이동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만나 민주 진영의 단합을 강조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외연 확장’에, 문 전 대통령은 ‘진영 내 결속’에 방점을 찍으면서 미묘한 온도 차를 드러냈다. 두 전·현직 대통령은 민주당을 비롯한 민주 진영의 단합과 외연 확장이 별개의 가치가 아니라 동시에 추구해야 할 과제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특히 가짜뉴스나 멸칭 등으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데 뜻을 모았다.

◇온도 차는 있었지만 ‘단합’ 한뜻

이날 비빔밥 오찬 회동에서 문 전 대통령은 먼저 “국민 통합으로 나아가려면 당내 단합이 출발점”이라며 “민주당이 먼저 단합하고, 그 위에서 민주개혁 진영과 ‘빛의 혁명’을 함께한 세력들과 더 큰 단합을 이뤄야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다”고 말했다. ‘6·3 지방선거’ 전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이 무산된 것을 포함해 정권 출범과 국정 운영에 힘을 보탠 세력을 폭넓게 끌어안아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에 이 대통령은 “내부 단합도 매우 중요하다. 속이 단단해야 한다”며 “끊임없이 외연을 확장하면서 구조적 다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조화롭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중도·보수 진영 인사를 적극적으로 발탁하며 국정 운영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최근 유시민 작가는 이를 두고 “자신감이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두 전·현직 대통령의 온도 차에 대해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단합과 외연 확장은 분리된 가치가 아니며, 두 분 다 (이를 분리해) 얘기한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친청과 거리 두는 친문

민주당은 차기 당권을 둘러싸고 복잡한 전선이 형성돼 있다. 친명(친이재명)계에서는 김민석 전 국무총리를 지지하는 기류가 강한 반면 친청(친정청래)과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진영 일부에서는 정청래 전 대표를 지원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경쟁이 거칠어지는 과정에서 일부 열성 지지자는 구주류를 향해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 연합이라는 멸칭을 붙이기도 했다.

당내 내홍이 격화하자 친문계를 중심으로 “애꿎은 문 전 대통령을 왜 끼워 넣어 조롱하느냐”는 반발이 터져 나왔다. 특히 정 전 대표가 지난달 24일 당대표직을 내려놓자마자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것을 두고도 친문계 의원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문 전 대통령 측근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문재인 정권 시절에는 모두가 친문이고 이재명 정부 시절에는 모두가 친명”이라며 계파 이분법을 경계했다. 여당의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친문 의원들로선 친명계와 대립각을 세우는 듯한 모습이 상당히 부담스럽다”며 “유튜버 간 싸움에 문 전 대통령까지 엮여 매우 곤란한 처지”라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친문계가 친청계와 거리를 두려 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럼에도 당권 주자들은 이날까지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퇴임 후 당으로 복귀한 김 전 총리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지금까지 한 방식으로 굳이 (대표를) 두 번 할 필요성이나 당위성을 발견하기 어렵다”며 당대표 연임 도전에 나선 정 전 대표를 정조준했다. 이에 정 전 대표와 가까운 최민희 의원은 곧바로 “총리까지 지낸 분이 굳이 당대표를 할 필요가 있을까”라고 맞받아쳤다.

최형창/김형규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