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청와대 발표 반도체 투자 건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뉴스1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청와대 발표 반도체 투자 건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뉴스1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정부의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와 관련해 “전력 인프라에 대해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활용하겠다’는 등의 내용밖에 없고 구체적 이행방안은 전무하다”고 비판했다.

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간기업의 800조원이라는 막대한 투자가 이뤄진다는데, 이재명 정부의 ‘디테일한 지원 계획’의 속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고 의원은 삼성전자 사장을 지냈다.

고 의원은 반도체 팹 4기에 최소 총 6GW(기가와트)의 전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전북에 태양광 발전소가 3만8447개가 있는데 이는 농지 태양광, 축사 지붕 태양광, 소규모 민간발전소 등이 산발적으로 분포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출력 제어가 어려워 정전을 야기할 수 있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8년 평택 반도체 공장 정전으로 28분간 가동을 멈춘 사고 때문에 약 5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사실을 들며 ”하루 정전이 일어난다면 2조6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집적화된 태양광 단지는 국내 최대 새만금의 설비 용량이 0.3GW 정도고, 실효율 20%를 감안한 실제 발전량은 0.06GW에 불과해 막대한 전력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결국 안정적 출력을 내는 원전과 강한 송전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민주당은 과거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탈원전을 주장한 것에 대해 반성하고 입장을 분명히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전남 영광) 한빛 원전은 발전 용량이 6GW정도인데 현재 수도권까지 전기를 보내고 있어 여유가 없다“며 “신규 원전이 필요한데 원전은 짓는데 15년이 걸리고, 소형모듈원전(SMR)의 경우에도 7~8년은 걸린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래에 생산할 차세대 메모리 제품이 현재로선 불투명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현재 기업들이 생산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은 용인과 평택에서 제조가 마무리 될 것”이라며 “10여년뒤 들어서는 공장에선 새로운 세대의 제품이 생산되야 한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4류 정치가 글로벌 1류 기업의 팔을 비틀어 나온 허상에 가까운 결과물이 아닌가’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반도체 산업은 부지 검토와 선정에 보통 5년에서 7년이 걸리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작년 12월 ‘에너지원이 풍부한 남쪽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한 후 호남 투자가 청와대를 중심으로 공식화된 것 자체가 이를 증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 의원은 “정부가 권력을 대단히 나쁜 방향으로 쓰고 있다”며 “산업의 주체는 기업이며 행정부와 국회의 역할은 후방에서 기업의 인프라와 환경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