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힘이 부족했다"…고개 숙인 日 감독, 홍명보와 태도 비교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은 30일 축구 전문 SNS 계정 'ESPN FC'를 통해 모리야스 감독이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일본이 전날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브라질에 1대2로 역전패한 직후 촬영됐다.
ESPN은 "미국까지 찾아와 대표팀을 응원한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며 "존중받을 만한 모습"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일본은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후반 종료 직전 역전 결승 골을 내주면서 1대2로 패했다. 전반 중반 사노 가이슈의 선제골에 힘입어 리드를 잡은 일본은 후반 초반 동점 골을 내준 뒤 브라질의 파상공세를 견뎠지만, 막판 집중력과 개인기의 격차를 넘지 못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경기 후 진행된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이대로 대회를 떠나게 돼 정말 유감스럽다"며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고, 날마다 최고의 노력을 펼쳤다. 팀 스태프 역시 헌신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았는데 감독의 힘이 부족했다. 죄송하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선수와 스태프가 마지막으로 둥글게 모여 선 자리에서도 "감독으로서 모두를 이끌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축구 전문 매체 게키사카가 전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일본 대표팀을 이끌어 왔다.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에 이어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를 통과하면서 일본의 월드컵 3연속 토너먼트행을 이어갔다. 선임 당시에는 현역 시절 국제 경험 부족 등이 지적됐지만, 취임 후 훌륭한 인품과 뚝심으로 팀을 다지면서 일본을 세계 정상에 도전하는 팀으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역대 최장기간 일본 대표팀을 이끄는 지도자가 됐다.
모리야스 감독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일본 대표팀 사령탑을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의 연임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일본 내에서도 큰 분위기다.
일본 국가대표 출신으로 NHK 중계 게스트로 나선 다나카 마르쿠스 툴리오는 "모리야스 감독의 연임도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밝혔다. 그는 "모리야스 감독은 인간적으로 훌륭하고, 인화력을 갖춘 인물"이라고 평했다.
이러한 일본 내 분위기는 한국과 상반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은 지난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0대1로 패했다. 이후 조 3위 팀 간 경쟁을 통해 32강 진출을 노렸지만, 다른 조 경기 결과에 따라 최종 탈락했다.
한국은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기대 이하의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함께 홍명보 감독의 전술 부재와 리더십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홍명보 감독은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한다고 밝혔다. 당시 홍 전 감독은 준비한 입장문을 읽은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고 회견장을 떠났다. 특히 입장문을 바지 뒷주머니에 넣고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퇴장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태도 논란이 불거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