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가 진화하고 있다. 단순 제품을 넘어 ‘뷰티 스토어’ 모델을 통째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29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유통 기업 실리콘투는 해외 시장을 겨냥한 K뷰티 오프라인 편집숍인 모이다를 연내 20곳 추가 출점할 예정이다. 세계에 1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반년 안에 프랑스 미국 등에 새 점포를 낸다는 계획이다. 실리콘투 관계자는 “내년에 해외 매장을 100개 이상으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창고형 뷰티숍인 오프뷰티는 8월 몽골에 매장을 연다. 첫 해외 매장이다. 올리브영은 최근 미국에 1·2호점을 출점한 데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미국 서부권 매장을 다섯 곳으로 늘린다.

해외에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 것은 e커머스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든다. K뷰티 트렌드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확신 없이는 불가능한 사업모델이다. 박종대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 K뷰티가 보따리상 등 면세 채널을 통해 확대됐다면 지금은 제도권 유통망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어 확장성과 지속 가능성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월마트 간 메디큐브…오프라인 매대 장악

K뷰티는 더 이상 아마존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채널로만 유통되지 않는다. 세포라, 얼타뷰티(미국), 로프트(일본) 등 뷰티 전문 리테일 업체뿐 아니라 타깃, 코스트코, 월마트 등 종합몰까지 앞다퉈 매대를 제안하고 있다.

최근 미국 내 3000여 개 월마트 매장에 입점을 마친 에이피알의 메디큐브가 대표적이다. 월마트는 공식 인스타그램 채널에 메디큐브 단독 매대 사진을 여러 장 게시하며 “더 이상 얼타로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얼타뷰티보다 월마트의 접근성이 월등히 뛰어나다고 강조한 것이다. 얼타뷰티 매장은 미 전역에 1500여 개 수준이다. 월마트에는 메디큐브 외에도 코스알엑스, 토니모리, 미샤 등이 입점해 있다.

현지 소비자의 K뷰티 수요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K뷰티는 이들 유통업체에 돈을 벌어주고 있다. 올해 1분기 얼타뷰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했다. 케시아 스틸먼 얼타뷰티 최고경영자(CEO)는 “K뷰티가 스킨케어 부문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K뷰티 업체에도 이득이다. 작년 8월 얼타뷰티에 입점한 메디큐브 판매량은 3개월 만에 약 30% 늘었다. 고품질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K뷰티의 최대 강점을 매개로 브랜드사와 유통사가 ‘윈윈’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유에스에 따르면 K뷰티를 유통하는 채널 중 슈퍼마켓과 대형마트(하이퍼마켓)의 비중이 38.5%로 가장 높다. 뷰티 제품을 사는 게 목적이 아니었던 소비자를 충동구매로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다.

미샤가 최근 영국 최대 드럭스토어 부츠에 입점하는 등 K뷰티의 오프라인 유통망은 대륙 간 경계까지 허물고 있다.

아로마티카, 아렌시아 등 일부 브랜드는 이란 전쟁 종전에 맞춰 중동 뷰티 전문 리테일 업체인 엑스뷰티, 약국 체인 에스터 등을 뚫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입성을 기점으로 K뷰티는 수입품이 아니라 현지 시장의 주류 소비재로 자리 잡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이/장서우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