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 이해 도우려 판결문에 그림 넣은 법원
장애등록 거부 당한 원고 승소
올 시행된 '이지리드' 첫 사례
올 시행된 '이지리드' 첫 사례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수석부장판사 강우찬)는 20대 A씨가 서울 양천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장애 정도 미해당 결정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9일 밝혔다. 구청이 A씨가 만 5세와 만 15세일 때 각각 76, 77점의 IQ 점수를 받은 사실에 주목해 지적장애인 등록 신청을 거절하자 A씨가 불복 소송을 낸 사건이다.
재판부는 A씨가 최근 몇 년간 지능지수 70 미만의 검사 결과를 세 차례 기록했고, 복수 정신과 전문의로부터 지적장애 진단을 받은 사실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지능지수는 지성적 능력만을 계량적으로 측정하는 도구이고, 장애는 일상·사회 생활에 상당한 제약이 있는지를 중심으로 파악하는 개념”이라며 “설령 지능지수가 70을 약간 넘어서는 상태더라도 원고의 행동 양상 등을 종합해 보면 오랫동안 일상생활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아 왔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승소 사실, 판결 요지 등 결과를 이해하기 쉽도록 이지리드 판결문을 작성했다. “법원은 당신을 지적장애인으로 인정합니다” “원고인 A씨가 재판에서 이겼습니다” 등 최대한 쉬운 단어를 사용하고 판결문 곳곳에 그림을 배치했다. “더 궁금한 것이 있으면 소송구조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세요”라는 안내 문구도 담았다. 대법원에서 올해부터 시행 중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사법지원 예규’에 따라 작성된 첫 이지리드 판결문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