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쫓겨나 고국 왔더니…강진에 매몰된 베네수엘라인들
28일 이탈리아 경제 전문지 '일 솔레 24 오레'에 따르면 이 사고에서 호텔에 있던 총 147명 중 12명만이 살아남았다. 유가족들은 베네수엘라 당국이 아무런 공식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며 비판했다.
희생자들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정책에 따라 송환된 약 145명의 베네수엘라인으로, 대부분 남성이었고 여성 약 20명과 미성년자 7명도 포함됐다. 마이애미발 항공편으로 시몬 볼리바르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정부가 마련한 라야나다 보건 호텔로 이동해 행정 절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호텔은 인근 수십 채의 건물과 함께 붕괴했고, 베네수엘라 당국은 희생자 명단과 구체적인 사망자 수를 발표하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구조대원들과 생존자 12명의 유족 증언이 유일한 단서다.
지난 24일 오후 6시께 베네수엘라 북부를 몇 분 간격으로 강타한 규모 7.2와 7.5의 연속 지진은 베네수엘라에서 한 세기 만에 발생한 가장 강력한 지진으로 기록됐다. 특히 이번 참사는 2026년 1월 미국의 군사 작전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체포·추방된 뒤,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긴장이 이어지는 정치적 상황 속에서 발생했다.
현재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이 이끄는 과도 지도부가 정부를 운영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후에도 대규모 베네수엘라인 송환을 지속해 왔으며, 이번 귀국자 그룹도 그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송환 항공편 중 하나였다.
참사 이후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일부 제재를 중단했으며, 1억5000만달러 규모의 지원을 긴급 투입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