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생환 극소수"…베네수엘라 강진 사망자 1450명으로 늘어
28일(현지시간) AP·AFP·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지난 24일 발생한 연쇄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이날 기준 145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확인된 사망자는 전날보다 20명 늘었다. 부상자는 3150명이다. 이재민은 1만2721명으로 집계됐다. 무너진 건물은 774채에 달한다.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유엔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실종자를 약 5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번 강진은 39초 간격으로 두 차례 연이어 발생했다. 수백채의 건물이 무너졌고, 잔해 아래에는 아직도 많은 사람이 갇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세계 24개국에서 파견된 수색 구조 인력 2700명 이상이 현장에 투입됐다. 드론 등 첨단 장비도 동원됐다. 시민들도 가족과 친구를 찾기 위해 맨손으로 잔해를 파헤치고 있다.
구조 작업은 쉽지 않다. 영국 BBC 방송은 잔해 아래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리지만, 주민들이 무거운 콘크리트 상판을 옮기지 못해 중장비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가장 큰 피해를 본 북부 해안 마을 카라바예다에서는 극적인 구조도 이어졌다. 이날 미국·프랑스 구조팀은 콘크리트 더미 속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한 남성과 그의 10대 아들을 구조했다. 콜롬비아 구조팀도 6시간 동안 정밀 구조 작업을 벌였다. 구조팀은 3m 깊이의 무거운 잔해 아래 갇혀 있던 11세 소년을 구조해냈다. 전날에도 생존자 구조 소식은 있었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잔해 수색 작업을 통해 33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
구조대는 아직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지진 발생 후 생존 가능성이 높은 시간은 48~72시간으로 꼽힌다. 다만 잔해 속에서 음식과 물을 확보한 경우 골든타임 이후에도 생존자가 발견될 수 있다.
시간이 갈수록 상황은 나빠지고 있다. 수만 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추가 생존자를 찾을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구조 작업이 생존자 수색에서 수습과 복구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여진도 구조를 어렵게 하고 있다. 지난 24일 첫 지진 이후 총 430차례가 넘는 여진이 이어졌다. 주요 인프라 피해까지 겹치면서 수색과 복구 작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전력 공급도 큰 문제다. 베네수엘라는 강진 이후 공장과 정유소, 기업, 일반 가정에 대한 전력 공급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베네수엘라 최대 정유 시설인 아무아이 정유공장도 멈춰 섰다. 로이터는 이날 아무아이 정유공장이 강진 여파로 발생한 대규모 정전 사태 때문에 가동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정부 대응이 늦고 비효율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일부 피해 지역에서는 잔해 제거 작업조차 시작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주민은 BBC에 정부가 피해 지역 접근을 제한하고 도로를 폐쇄해 구조 작업을 오히려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