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BTS 팬 몰린 부산  방탄소년단(BTS)의 ‘BTS 월드투어 아리랑 IN 부산’ 콘서트가 열린 12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팬덤 ‘아미’들이 공연장으로 향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 이후 약 3년8개월 만에 부산에서 열리는 BTS 공연으로, 13일까지 이틀간 이어진다.  뉴스1
전 세계 BTS 팬 몰린 부산 방탄소년단(BTS)의 ‘BTS 월드투어 아리랑 IN 부산’ 콘서트가 열린 12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팬덤 ‘아미’들이 공연장으로 향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 이후 약 3년8개월 만에 부산에서 열리는 BTS 공연으로, 13일까지 이틀간 이어진다. 뉴스1
“포토카드를 보내주겠다더니 돈을 받고는 SNS를 차단해버렸어요.”

21일 서울 신촌에서 열린 아이돌그룹 라이즈의 팝업스토어 앞. 한정판 굿즈를 사기 위해 100여 명이 늘어선 줄 옆에는 팬들끼리 포토카드를 교환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홍콩에서 한국을 찾은 엔지 추(22)도 그중 한 명이다. 4년 전 K팝 팬이 된 그는 원하는 멤버의 포토카드를 구하기 위해 SNS를 이용하다가 사기를 당한 뒤 온라인 거래를 끊었다. 추는 “팔로어가 5000명이 넘는 판매자여서 믿고 돈을 보냈는데 물건은 오지 않았고, 곧바로 차단당했다”며 “해외 팬들은 한국에서만 구할 수 있는 굿즈를 대신 사준다는 말에 쉽게 속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티켓 예매 화면 보여주며 접근


한국인이라 믿었는데 '발칵'…"이 사람 조심하세요" 경고
한류 열풍을 악용한 외국인 대상 사기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SNS에서 K팝 팬덤과 관련한 굿즈, 포토카드, 콘서트 티켓 거래가 확산하면서 해외 팬들이 범죄 표적이 되고 있다.

김준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기 범죄를 당한 외국인 피해자는 2023년 5307명에서 지난해 1만9907명으로 증가했다. 불과 2년 만에 약 3.8배로 늘어난 수치다. 외국인 피해가 집중되는 분야 중 하나는 K팝 굿즈 대리 구매다. 거래 대부분이 SNS 메시지와 개인 간 계좌이체로 이뤄지는 만큼 사기범들이 파고들 틈도 크다. 아이돌 앨범에 무작위로 들어있는 포토카드도 개인 거래가 활발한 아이템이다.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2021년에는 세계 K팝 팬을 대상으로 한 포토카드 전문 거래 플랫폼인 포카마켓까지 등장했다.

국내에 거주하는 인도네시아 국적의 K팝 팬 A는 지난 4월 X(옛 트위터)에 “포토카드를 구매하기 위해 7만2200원을 송금했지만 판매자가 이후 메시지를 차단했다”며 “물건은 물론 송장번호조차 받지 못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다른 해외 팬들에게 해당 계정을 조심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콘서트 티켓 사기도 외국인 피해가 집중되는 분야다. 인기 K팝 공연은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되는 경우가 많아 해외 팬들이 SNS를 통한 개인 간 거래에 의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기범들은 티켓을 보유한 것처럼 예매 화면이나 예약 내역을 보여주며 신뢰를 얻는다. 이후 구매자에게 비밀번호가 걸린 PDF 파일을 보내고 “티켓이 들어 있다”며 잔금 입금을 요구한다. 그러나 돈을 모두 받은 뒤에는 계정을 삭제하거나 구매자를 차단하는 수법이 팬 커뮤니티를 통해 잇달아 공유되고 있다. 지난 12~13일 열린 방탄소년단(BTS) 부산 콘서트와 관련해 암표 매매 현장 단속 외에 112 신고로 접수된 외국인 범죄 피해는 7건 중 5건이 사기 사건이었다.

◇신고 포기하는 사례 많아


전문가들은 해외 팬을 노린 범죄가 한류 산업 성장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외국인은 국내 중고거래 문화나 신고 절차에 익숙하지 않다. 국내 이용자라면 금융사기 방지 플랫폼 더치트를 통해 의심 계좌번호나 전화번호를 조회할 수 있지만 상당수 해외 팬은 이런 서비스의 존재조차 알지 못한다. 피해 금액도 수만원대 소액인 경우가 많아 신고를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경찰 역시 포토카드·굿즈 사기를 별도 통계로 관리하지 않아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훈 한양대 관광연구소 소장은 “K팝을 좋아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이 사기 피해를 보는 것은 국가 이미지에도 좋지 않은 일”이라며 “경찰은 사이버수사를 강화하고, 엔터테인먼트회사와 굿즈 판매·제작업체들도 공식 인증 시스템을 보완해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영총/우연수 기자 young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