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파티/사진=AFP
토마스 파티/사진=AFP
강간, 성폭행 등의 혐의로 재판이 예정된 가나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토마스 파티(비야레알)가 항소에도 비자를 발급받지 못해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첫 경기에 설 수 없게 됐다.

영국 BBC는 17일(한국 시간) "가나 정부가 캐나다 입국이 거부된 파티의 월드컵 경기 출전을 위해 법적 대응에 나섰지만 패소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날 캐나다 토론토에서 예정된 가나 국가대표팀의 경기에 파티는 참가할 수 없게 됐다.

가나 정부는 그가 경기에 참가하기 위해 잠시 입국할 수 있도록 허가를 요청했지만, 오타와의 연방 법원에서 해당 요청은 기각됐다. 항소심 판결에서는 비자 발급 거부의 근본적인 이유에 "심각한 문제가 없었다"며 "신청자가 영국에서 성폭력 관련 여러 건의 형사 고발을 당한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에서 활동하던 파티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2년 동안 4명의 여성에게 총 7건의 강간, 1건의 성폭행을 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은 내년 영국 런던에서 열릴 예정으로, 아직 유죄 판결이 나오지 않았지만 월드컵 출전에 영향을 미치게 된 것. 파티는 해당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파티의 입국 거부는 해당 범죄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아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캐나다 당국은 입국 시 범죄 혐의로 체포되거나 기소된 이력이 있는지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캐나다 이민·난민·시민권부(IRCC)는 BBC에 "캐나다는 주요 행사를 개최한다고 해서 캐나다의 이민법이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왔다"며 "캐나다에 입국하려는 모든 사람은 입수 가능한 사실과 적용되는 법률에 따라 개별적으로 심사를 받는다"고 했다.

IRCC 관계자들은 파티에게 서한을 보내 그가 입국 신청서에 '진실하게 답변해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했는지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비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허위 진술 관련 법률을 안내했다.

법원은 이러한 규정에 대해 "범죄가 저질러졌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신청자의 입국 부적격을 판단하기 위해 유죄 판결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현재 С페인 비야레알에서 뛰고 있는 파티는 2016년 6월 가나 국가대표팀에 데뷔한 이후 50경기 이상 출전한 에이스다. 대회 시작 전, 카를로스 케이로스 가나 대표팀 감독은 파티를 선발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파티의 입국이 불허되자 "제 앞에 놓인 패로 경기를 하는 게 제 의무"라며 "결정을 기다리고 있고, 결정이 나오면 바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파티의 캐나다 입국이 금지됐다고 해서 이번 월드컵 전 경기를 결장하는 건 아니다. 파티는 현재 미국에서 훈련 중이며, 미국 개최 경기인 2차전 잉글랜드전(24일)과 3차전 크로아티아전(28일)에는 출전할 수 있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은 BBC에 "재판이 진행 중임은 알고 있었지만 유죄 판결을 받지 않아 입국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