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이해를 돕기위한 AI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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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PD 취업을 준비 중인 김모씨(27)는 지난달 인공지능(AI) 이미지·영상 생성 서비스 구독료와 추가 토큰 결제 비용으로만 15만원을 썼다. 단편 영화와 광고 영상 포트폴리오를 제작하기 위해 생성형 AI를 활용하면서 수차례 생성과 수정 작업을 반복하다 보니 비용이 예상보다 크게 늘었다. 김씨는 “어학시험 응시료와 자격증 학원비, 면접스터디 비용만으로도 부담이 큰데 AI 사용료까지 더해지니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어학시험 응시료와 자격증 취득 비용이 잇달아 오르는 가운데 생성형 AI 서비스 이용료까지 새로운 취업 준비 비용으로 떠오르며 취업준비생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16일 잡코리아가 대졸 취업준비생 4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취업 사교육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 사교육비는 1인당 연평균 455만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227만원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로 늘어난 것이다. ‘취업 준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한 응답자는 71.1%에 달했다.
"매달 100만원 넘게 쓰는데"…등골 휘는 취준생들 '한숨'
취업 준비 비용이 불어난 데는 어학시험 응시료와 자격증 취득 비용, 취업 컨설팅 비용 등이 영향을 미쳤다. 최근 시험 주관사들은 운영비 증가 등을 이유로 응시료를 잇달아 인상했다. 서울대 텝스관리위원회는 지난 4월부터 응시료를 4만9000원에서 5만4000원으로 10.2% 올렸다. 토익 정기시험 응시료는 2024년부터 기존 4만8000원에서 5만2500원으로 9.4% 인상됐다.

취업준비생 박모씨(25)는 “어학시험은 원하는 점수나 등급이 나올 때까지 반복해서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오픽과 토익스피킹, 토익 등을 준비하면서 지난 6개월간 응시료로만 50만원 넘게 썼다”고 말했다. 이어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질수록 교통비와 식비, 카페 이용 비용이 계속 나가는데 여기에 시험 응시료까지 더해지면 생활비를 포함해 월 100만원 가까이 쓰는 달도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기업이 AI 역량을 평가하면서 취업 준비 비용에 AI 구독료까지 새로운 비용 부담이 추가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25년 하반기 기업 채용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기업 인사담당자 500여 명 가운데 69.2%(복수 응답)는 ‘채용 시 AI 역량을 고려한다’고 응답했다. 소통·협업 능력(55.4%), 직무 전문성(54.9%)보다 높은 비율이다.

특히 영상·기획·디자인 등 생성형 AI 활용 빈도가 높은 직무를 준비하는 취업준비생의 부담이 크다. 기획 직무 취업을 준비 중인 이모씨(26)는 “AI 코딩 도구를 활용해 기능을 구현하거나 수정 요청을 반복하다 보면 토큰 사용량이 금세 늘어난다”며 “지난달에는 기본 구독료 외에 추가 이용료만 10만원 넘게 청구됐다”고 말했다. 출판·편집 디자인 분야로 이직을 준비 중인 박모씨(31)도 “AI 이미지 생성과 문서 편집, 콘텐츠 제작 툴 등을 함께 사용하다 보니 매달 7만~8만원가량이 고정적으로 나간다”며 “취업을 위해 AI를 배워야 하지만 정작 AI를 연습하는 데 드는 비용이 취업 준비의 또 다른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AI 활용 역량이 취업 경쟁력으로 부상하면서 직업교육업계에서도 실습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부담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에듀윌은 이달부터 AI 융합 인재 양성 과정을 운영하며 수강생이 유료 생성형 AI 툴을 비용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이용료를 지원한다. 에듀윌 관계자는 “비용 부담으로 수강생이 생성과 수정을 충분히 반복하지 못하면 실무 역량을 기르기 어렵다”며 “AI 활용 역량이 취업 경쟁력으로 떠오른 만큼 누구나 비용 부담 없이 충분히 실습하고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