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합병시 취득한 자사주, 의무소각 땐 비과세로…SK, 수천억 부담 줄듯
현금 확보 아닌데 세금은 불합리
정부, 세법개정안에 추가 반영
정부, 세법개정안에 추가 반영
이 기사는 6월 16일 오후 2시 52분 한국경제신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프리미엄9'에 게재됐습니다.
1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합병이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취득한 자사주는 외부에 매각할 때만 과세하고 소각하는 경우에는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안을 2027년 세법 개정안에 담기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 2월 3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기업이 새로 취득한 자사주는 1년 안에, 기존 보유 자사주는 1년6개월 안에 의무 소각해야 한다. 문제는 과거 지주사 전환이나 합병 과정에서 취득한 자사주까지 소각 대상이 되면서 일부 기업에 거액의 법인세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행 세법에 따르면 시장에서 사들인 자사주는 이미 법인세를 낸 이익으로 취득한 만큼 소각해도 추가로 과세하지 않는다. 반면 지주사 전환 과정 등에서 취득한 자사주는 회사의 자산(재산)으로 보고, 소각도 자산을 처분한 것과 같은 효과로 간주해 과세한다. 예컨대 취득 당시 100억원이던 자사주 가치가 소각 시점에 300억원으로 올랐다면 현행 세법은 200억원의 이익이 실현된 것으로 보고 법인세를 부과한다.
상법 개정으로 뜻하지 않은 세 부담을 안게 된 대표적인 사례는 SK㈜다. 이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24.6%) 가운데 약 15%는 2015년 SK C&C와의 합병 과정에서 생긴 물량이다. 그동안은 자사주를 사업에 활용할 것이라는 점을 내세워 주식을 처분할 때까지 과세를 미뤄주는 특례를 적용받았다. 하지만 이를 소각하면 4000억~5000억원의 법인세를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자사주를 확보한 기업도 같은 부담을 안고 있다.
기업들은 실제로 주식을 팔아 현금을 확보한 것도 아닌데 상법에 따른 의무 소각만으로 법인세를 부과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 같은 의견을 반영해 세법 개정안에 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익환/남정민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