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기업 비중이 높아질수록 산업 내 정상기업의 투자·고용 성장률과 생산·수익성은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계기업은 3년 이상 이자보상배율이 1을 밑도는 기업, 즉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좀비기업’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한 보고서 ‘큰 한계기업, 작은 피해기업’에 따르면 한계기업 증가로 인한 ‘혼잡 효과’는 특히 소규모 비(非)외부감사 기업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작은 기업일수록 한계기업을 제때 솎아내줘야 정상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다는 얘기다.

산업 내 한계기업 비중이 1%포인트 높아질수록 정상기업의 투자·고용 성장률은 0.14~0.18%포인트 낮아지고, 이런 효과는 2~3년 지속된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 결과다. 좀비기업이 정상기업의 발목을 잡아 투자와 고용까지 억누르고 있는 셈이다. 기업 수로는 비외부감사 한계기업이 더 많았지만, 전체 기업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놓고 보면 오히려 외부감사 한계기업(4.7%)이 비외부감사 한계기업(2.3%)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다. 좀비기업이 중소기업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한계기업 퇴출이 총요소생산성(TFP)과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도 소개했다. 한계기업 25%를 퇴출하면 TFP가 0.2%, 부가가치가 0.35%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경제 전반의 활력을 높이고 정상기업이 피해를 보지 않게 하려면 회생 가능성이 낮은 한계기업을 적시에 퇴출하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지난주 한은이 발표한 ‘2025년 기업경영분석 결과’를 보면 기업 전체의 수익성은 높아졌는데 열 곳 중 네 곳은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돈이 이자도 못 내는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반도체 호황 뒤에 가려진 위기의 기업이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이 중 다른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좀비기업은 없는지 정부가 산업별로 제대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