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이 마침내 종전 국면에 들어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일 SNS에 “이란전쟁 종전과 비핵화 등을 위한 합의가 준비됐다”며 “서명 직후 호르무즈해협을 전면 개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이 이르면 14일(현지시간)이나 이번 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에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을 핵심으로 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종전 가능성에 선을 그어온 이란 역시 합의안 기본 골격이 마련됐다는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종전 기대가 커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과 원자재시장은 일단 안정을 되찾는 분위기다. 국제 유가는 하락세로 돌아섰고, 미국 뉴욕증시 3대 주요 지수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하지만 호르무즈해협이 다시 열린다고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곧바로 정상화되는 것은 아니다. 이란이 설치한 해상 기뢰를 제거하는 작업이 남았고, 페르시아만에 발이 묶인 선박 수백 척의 운항 스케줄을 재조정하는 데만도 수개월이 필요하다고 한다. 폭격 피해를 본 주변국의 원유 생산시설 복구 시점 역시 불투명하다. 더구나 MOU 서명 후 진행될 ‘60일 핵 해체 실무협상’은 시한폭탄 같은 변수다. 양측 이견이 팽팽해 협상이 삐걱거릴 때마다 국제 유가와 금융시장은 언제든 다시 출렁일 수 있다.

이렇듯 종전 합의에도 불확실성은 상당 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중동 전쟁이 글로벌 경제에 남긴 상처는 가볍지 않다. 흐트러진 공급망과 고유가 후폭풍은 실물경제 곳곳에 타격을 입혔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기록적인 수출 초호황에도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高)’ 그림자는 더 짙어지고 있다.

에너지 가격 급등이 촉발한 인플레이션 압력은 각국의 공통된 난제다. 주요국이 통화 긴축 기조로 방향을 트는 가운데 한국은행도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을 공식화했다. 긴장의 끈을 늦출 때가 아니다. 남아 있는 위험 요인에 선제 대비해야 한다. 공급망 다변화와 에너지 안보 역량을 재점검하는 것은 기본이다. 무엇보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저소득 취약계층을 위한 촘촘한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