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페이스X 경영진은 기업공개(IPO)를 준비한 최근 6개월간 관계자들에게 “더 빨리 움직여달라”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달했다. 과거 일론 머스크 창업자가 “인류가 화성에 정기적으로 가는 시점이 되면 상장하겠다”며 24년간 회사를 비상장으로 남겨뒀던 것과 대비된다.

월가에서는 스페이스X가 상장에 속도를 낸 가장 큰 이유를 인공지능(AI) 사업 확대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 조달 수요에서 찾고 있다. 스페이스X는 상장 준비 과정에서 머스크의 AI 기업인 xAI를 자회사로 품으며 사업 구조를 대대적으로 재편했다. 여기에 AI 코딩 스타트업 커서 인수 추진까지 더해지며 스페이스X는 우주 기업에서 AI 인프라 기업으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머스크가 AI 관련 수요 증가를 이유로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우주 공간에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점도 스페이스X를 상장한 이유다. 스페이스X의 스타십 로켓을 활용해 저궤도에 데이터센터를 배치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실현하려면 수천억달러 규모 자금이 필요해 IPO가 불가피했다는 평가다.

스페이스X는 IPO 투자설명서에서도 자신들을 단순한 우주개발 기업이 아니라 AI 인프라 기업으로 소개했다. 회사는 AI 시장의 잠재 규모가 26조5000억달러에 달한다며 향후 자사 컴퓨팅 인프라를 외부 기업에 임대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치적 환경도 상장 시기를 앞당긴 요인으로 꼽힌다. 블룸버그는 “머스크가 친기업 성향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시점을 놓치지 않고 미국 중간선거 이전에 상장을 마치기를 원했다”고 전했다.

오픈AI와 앤스로픽 등 경쟁 AI 기업보다 먼저 상장해 투자자의 AI 관련 투자 수요를 선점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