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타렐라 대통령과 악수 > 이재명 대통령과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이 11일 로마 대통령궁에서 악수하고 있다.  /로마=김범준 기자
< 마타렐라 대통령과 악수 > 이재명 대통령과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이 11일 로마 대통령궁에서 악수하고 있다. /로마=김범준 기자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양국은 첨단산업, 과학기술 분야는 물론 문화 교류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로마 대통령궁에서 마타렐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이 대통령은 “그간 축적한 신뢰와 유대, 양국이 공유하는 가치를 바탕으로 공동 번영을 향한 새로운 협력의 장을 열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두 정상은 양국 기업의 안정적 경영 활동 보장, 첨단산업 및 과학기술 분야 협력 확대, 문화 협력과 인적 교류 확대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 안정을 위해서도 긴밀히 소통하기로 했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소기업 협력 양해각서(MOU), 사회연대경제 협력 MOU, 첨단 과학기술 및 정보통신기술(ICT) 협력 MOU 등을 체결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AI), 양자 기술, 6세대(6G) 이동통신, 첨단 바이오 분야에서의 협력 기반을 제도적으로 구축하기로 했다.

문화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고대 로마 유적지인 ‘포로 로마노’에서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 서비스가 처음 시작된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이탈리아 우피치미술관 간 협력 MOU도 체결된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합의된 사항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점검할 ‘2026~2030 한·이탈리아 전략적 행동계획’을 채택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세기 한국과 이탈리아가 제조업 분야에서 성공 스토리를 함께 썼다면 21세기에는 AI 시대 산업 혁신 스토리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1976년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첫 독자 모델인 ‘포니’ 디자인을 이탈리아의 전설적 자동차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설계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양국 협력은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며 “AI와 첨단 제조업이 결합하는 분야에서 양국 협력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현지 브리핑에서 전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한·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EU 측의 철강 수입 규제 강화 조치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고 밝혔다. EU는 다음달 1일 자국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철강 수입 물량을 연간 약 3500만t에서 절반가량으로 줄이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현행의 두 배인 50% 관세를 매기는 정책을 시행한다.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이 무관세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한국에 대한 우호적 고려를 강하게 요청했고, EU 측은 우리 입장을 최대한 고려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로마=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