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韓-EU 회담 참석 >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EU) 이사회 본부에 도착해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왼쪽)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안내를 받으며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 韓-EU 회담 참석 >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EU) 이사회 본부에 도착해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왼쪽)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안내를 받으며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과 정상회담을 하고 EU 측이 추진 중인 철강 관세 인상, 탄소국경세 도입 등에 대해 “새로운 무역장벽이 돼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했다. 북·러 군사 협력에 관해선 EU와 함께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취임 1년을 맞아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한 인터뷰에서 “초과 이윤 일부를 분배하기 위해 기본소득 같은 새로운 메커니즘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李, 관세 강화 움직임에 ‘소통’ 당부


이 대통령은 이날 브뤼셀 EU 이사회 본부에서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했다. 회담에서는 EU가 추진 중인 철강 무관세 쿼터 축소, 탄소국경조정제도 도입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EU는 다음달 1일 역내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철강 수입 물량을 연간 3500만t에서 절반가량으로 줄이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현행의 두 배인 50% 관세를 매기는 정책 시행을 앞두고 있다. CBAM은 일종의 ‘탄소세’다. 이 대통령은 EU 측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한 양측 간 긴밀한 소통을 당부했다. 한·EU 공동성명에는 양측 간 자유무역협정(FTA) 이행 중요성을 강조하며 “각측의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기 위해 충실히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공동성명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전쟁 지속을 가능케 하는 제3자의 지원, 특히 북한의 지원을 규탄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양측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나타난 북·러 간 군사 협력을 ‘불법적 군사 협력’으로 규정하고 강력 규탄 입장을 냈다. 그간 북·러 군사 밀착에 우려 표명 정도로 수위 조절을 해 온 이재명 정부가 이 같은 메시지를 낸 건 이례적이다. 양측은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상 핵보유국으로 결코 인정되지 않을 것”이란 점도 공동성명을 통해 명확히 했다.

◇“기본소득 메커니즘 필요할 것”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이 대통령 취임 1년 인터뷰 기사에서 “인공지능(AI) 관련 투자가 한국 주식과 이 대통령의 운명을 끌어올렸지만, 시장이 하락하면 이 대통령 입지는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AI 붐이 지속되더라도 새롭게 창출된 부를 어떻게 공평하게 나눌지에 대한 어려운 질문이 제기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기본소득 같은 새로운 메커니즘이 필요할 것”이라는 이 대통령의 인터뷰 발언을 전했다. AI 시대에 창출될 부(富)를 어떻게 공평하게 나눌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고, 그 방식으로 기본소득을 예로 든 것이다.

이 대통령은 농어촌 기본소득 영구 도입 의지도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에 농어촌 기본소득을 도입한 충북 옥천군의 인구가 늘었다는 기사를 공유했다. 그러면서 “2년 한시 도입인데도 이 정도 효과인데 이를 영구적으로 도입하고 금액을 상향하면 훨씬 효과가 크겠죠”라고 썼다. 재원 조달에 대해서는 “최근 주식시장 활성화로 농어촌에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농어촌특별세가 수조원대로 폭증하고 있다”며 “이 예산을 종전대로 농로(農路), 교량 등 기반시설 확보에 쓰지 않고 농어촌 기본소득 재원으로 활용해서 지속 사업으로 확정하고 기본소득액을 15만원에서 그 이상으로 높이면 일석다조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농특세는 농어촌 산업 기반시설에 투입할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과세하는 목적세다. 다만 농특세는 농어업 경쟁력 강화·산업 기반시설 확충·지역 개발 사업으로 용처가 규정돼 있어 기본소득 재원 활용에 대해선 논쟁의 여지가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브뤼셀=한재영 기자/김형규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