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처 "성장률·학령인구 맞춰
교육교부금 지급 방식 바꾸자"
교육부 "다년 평균 증가율 연동"
넘치는 초중고 예산, 대학에 투입
정부가 내국세의 20.79%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자동 배분하는 제도를 뜯어고치기로 했다. 학령인구는 급감하는데 올해 수십조원 규모 초과세수가 예상돼 1972년 도입한 이 제도가 재정 배분의 불균형을 심화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기획예산처와 교육부가 개편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세부 방안을 두고 견해차가 극명해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내국세 20.79% 연동 폐지 가닥
11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최근 박홍근 예산처 장관과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현행 내국세 연동 방식의 교육교부금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예산처는 내국세의 20.79%를 고정적으로 지급하는 교육교부금 제도가 인건비 과다 집행, 불필요한 현금 및 복지성 지원 확대 등 교육청의 방만한 운영을 야기한다고 인식한다. 교육부도 내국세 연동에 따른 교육교부금 변동폭이 큰 만큼 예산이 부족하거나 낭비 요인이 발생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중장기 계획을 세우기 힘든 점도 문제라는 입장이다.
다만 두 부처가 생각하는 개선안은 전혀 다르다. 예산처는 내국세와 연결고리를 끊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비율에 연동해 교육교부금을 편성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경상성장률을 예산 편성 기준으로 삼아 교육교부금 총액을 안정적으로 높이되 전체 인구 대비 학령인구 비율이 전년보다 증가하면 교부금을 경상성장률 이상으로 늘리고, 반대의 경우엔 낮은 증가율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인건비는 감축을 전제로 별도 보장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교육계에서 “교육 예산의 60%는 인건비”라고 주장하는 데 따른 것이다.
교육부는 내국세 연동 구조는 유지하되 변동폭 조정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을 내놨다. 내국세 다년 평균 증가율을 기준으로 삼아 교육교부금의 급격한 증감을 막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10년간 내국세 증가율이 평균 4.5%였고, 올해는 6% 늘었다면 내년 교육교부금은 6%가 아니라 11년 치 평균인 4.6%만 확대하는 방식이다. 미국 앨라배마주는 15년 평균 세수 증가율에 연동해 교육 예산 증가폭을 결정한다. 교육부는 교육교부금 일부를 먼저 교육재정안정화기금으로 적립한 뒤, 나머지를 교육청에 배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 교육의 판이 달라진 만큼 학령인구에 연동하는 방안에는 반대하고 있다.
◇6兆 교육세도 수술대에
1982년 도입한 교육세도 손질 대상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교육재정 확충이라는 목적에만 쓰는 교육세 역시 효율적 자원 배분을 가로막는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다. 교육세는 금융회사 수익의 0.5~1.0%, 개별소비세의 30% 등이 과세 대상이다. 교육세는 2022년 4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5조7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5조6000억원을 예상했지만 증시 활황으로 실제 세수가 6조원 안팎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교육세는 금융사로부터 걷는 세금 전액을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고특)에 우선 배분하고, 나머지를 6 대 4 비율로 영유아특별회계(유특)와 교육교부금에 배분한다. 초과세수로 가뜩이나 넘칠 것으로 예상되는 교육교부금에 교육세까지 추가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교육교부금으로 배분하는 비중을 낮추거나 아예 전입을 끊고, 고특과 유특에 추가 배분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장기적으로는 교육감 선거제까지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직선제 교육감 제도가 학업 성취도 등 교육 성과에 긍정적이라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며 “정치적 중립성을 갖춘 해당 지역 교육 전문가를 대상으로 개방형 공모제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